이게 뭐게? 고수온 탓에 생산량 '뚝', 귀한 몸된 해산물

세종=김훈남 기자 2022. 5. 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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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바다이야기, 어록(魚錄) 시즌2](2)당뇨·탈모·피로회복에 '보약' 멍게

[편집자주]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우리 수산물.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보통 이름값 한다하는 항구나 수산시장을 찾으면 어디든, 언제나 팔고있는 '기본' 수산물이 있다. 지역과 계절에 따라 맛볼 수 있는 '주인공'까진 아니어도 수산물로 가득한 한상차림에서 이런 '조연'들이 빠지면 못 내 아쉬운 기분이 들게 마련이다.

붉은 몸통에 쉽사리 손이 안가게 생긴, 독특한 향에 호불호가 갈리는 멍게는 조연 중에서도 캐릭터가 살아 있는 '주조연'급이라 할만하다. 특히 최근 들어 생산량이 절반 가량 줄어든 탓에 섭외하기 어려운 귀한 몸이 되기도 했다.

멍게? 우렁쉥이? 뭐가 맞는 이름인가요
멍게류에 속하는 수산물. 왼쪽부터 멍게(우렁쉥이), 미더덕, 끈멍게(돌멍게), 주름미더덕(오만둥이)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멍게는 분류학적으로 '척색동물문-해초강-측성해초목-멍게과'에 속한다. 학명은 'Halocynthia roretzi' 영어 명칭은 'tunicate'다. 보통 몸통은 붉은 색 혹은 주황색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고 표면에는 울퉁불퉁한 돌기가 돋아 있다. 성장하면서 형태가 파인애플과 비슷하다고 해서 '바다의 파인애플'로도 불린다. 껍질 상단에는 물이들어오고 나오는 입수공과 출수공이, 껍질 속에는 부드러운 육질의 살이 들어있다. 출구송을 통해 물을 쏘는 것에 착안해 바다의 물총이라는 뜻의 'sea squirt'라는 별명도 있다.

멍게의 이름은 바닷가 옛 사람들이 "이게 뭐게"라고 물어본데서 따왔다고 한다. 예전에는 '우렁쉥이'를 표준어로 사용했지만 많은 이들이 멍게로 불러온 결과 현재는 멍게와 우렁쉥이가 공용표준어로 쓰인다.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는 멍게류는 약 20여종으로 이 가운데 식용으로 활용 되는 건 △멍게 △끈멍게(돌멍게) △붉은멍게(비단멍게) △개멍게 등이다. 해물탕·찜 등에서 감초 역할을 하는 미더덕과 오만둥이도 멍게류에 속하는 수산물이다. 미더덕은 물의 옛말인 '미'와 '더덕'의 합성어로 말그대로 '물에서 나는 더덕'이다.

멍게 양식은 주로 동해와 남해 연안에서 이뤄지며 양식 대상 생물을 수중에 매달아 키우는 '수하식'이 쓰인다. 수명은 5~6년, 수심 5~20m, 수온 5~24℃ 조건에서 서식한다.남해안과 동해안에서 생산하는 멍게는 양식 환경에 따라 껍질 색과 수확시기 등에 차이가 있다. 수심과 조류, 먹이 등에 따라 동해안에서 수확하는 멍게는 남해안 멍게에 비해 껍질색이 검붉고 수확시기도 느린 편이다.

따뜻한 바다 탓 1년 만에 수확량 반토막난 멍게

우리나라에서 멍게를 먹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히 알수 없지만 전국적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1950년 한국전쟁 이후로 추정된다. 양식은 1978년 시작됐으며 경남지역 생산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멍게의 수확시기는 남해안의 경우 2월 중순에서 6월까지 동해안은 6~8월이다. 남해안 수확이 끝나면 동해안 멍게 수확이 시작되는 식이다. 하반기에는 주로 수입에 의존한다.

최근 멍게 생산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1만7400만톤(t)으로 전년 3만여톤에 비해 1만3000톤 이상 급감했다. 2010년 이후로는 생산량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멍게 양식 생산량은 2000년대 초반까지 1만톤 이내였다가 2015년 이후 평균 2만5000톤 이상을 기록했지만, 최근 여름철 고수온기 산소부족과 대량폐사 사태로 남해안 멍게 수확량이 급감했다. '귀한몸'이 된 탓에 최근 멍게 도매 가격은 전년대비 7% 이상 올랐다고 한다.

특히 국내 멍게 양식 산업은 통영과 거제 등 남해안에 치우쳐 있어, 이상 고온현상 등 악재 발생 시 공급이 불안정해진다. 멍게 공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선 연중 생산이 가능하도록 양식 산업을 개선해야 하고, 동해안과 남해안의 생산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당뇨·탈모 환자 '주목' 독특한 향 멍게 즐기는 방법은
수확 중인 멍게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멍게는 수산물 중 독특하게 인체에 필요한 미량금속인 '바나듐' 성분이 있는 게 특징이다. 바나듐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당뇨병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당뇨병에 걸리면 몸이 쉽게 나른해지고 피로해지는데 멍게의 바나듐 성분은 이런 증상을 완화해 준다. 여기에 타우린, 콘드로이황산 등 인체 유익한 성분으로 피로회복과 탈모예방에 좋고, 해삼·해파리와 함께 3대 저칼로리 수산물에 속한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음력 5월 멍게는 시집 온 며느리에게도 주지말라'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멍게의 호불호 요소인 독특한 향은 불포화 알코올인 신티올(Cynthiol)에서 나온다. 하지만 마치 평양냉면처럼 한 번 맛을 들이고 나면 계속 찾게 되는 매력이 있는 수산물이다. 멍게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기는 글리코겐 함량이 7배가량 오르는 5~8월이다. 신선한 자체로 회로 즐기거나 비빔밥, 미역국, 젓갈 등 다양한 조리가 가능하다.

멍게 비빔밥은 양상추, 양배추, 양파, 당근 등 채소에 시중에 파는 초고추장이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영양식이다. 불린 미역을 참기름에 볶아 손질한 멍게를 넣고 간장 혹은 액젓으로 간을 맞춘 멍게 미역 국도 시원한 바다향을 즐길 수 있는 식단 중 하나다.

감수: 신윤경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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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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