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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애플과 게임이 안되는 이유"..외신의 뼈아픈 진단

송지유 기자 입력 2022. 05. 09. 15:18 수정 2022. 05. 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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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FT "삼성, 탈탄소 등 친환경 분야 뒤처졌다"..애플·TSMC 등에 비해 화석연료 배출에 무감각, ESG 기준 충족못하면 투자자·소비자 잃을 수도
(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 검찰이 삼성그룹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수사를 위해 성남 분당구에 소재한 웰스토리 본사와 수원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서 압수수색에 나섰다. 사진은 28일 오전 경기 수원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의 모습. 2022.3.28/뉴스1

삼성전자가 탈탄소화 등 친환경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사인 애플·TSMC 등에 크게 뒤떨어져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값싼 산업용 전기를 끌어다 쓰는 사업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과 멀어지면 장기적으로 투자자와 고객으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의 한국과 베트남 제조시설의 전력 소비량은 80% 이상으로 대부분 석탄·가스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과 TSMC, SK하이닉스 등이 100%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에 대한 국제 캠페인인 'RE 100'에 이미 동참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RE 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량을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바꾸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재계에선 삼성전자가 새 대통령 취임일인 5월 10일 'RE 100' 참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한참 늦은 대처라는 평가다. FT는 "삼성전자가 애플처럼 직접적인 제품 생산부터 협력업체와 물류 시스템, 제품 폐기 등 모든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스코프3(Scope3)'까지 도달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회사와 기관투자자 등이 삼성전자에 재생에너지 관련 계획을 내놓으라는 압박을 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요 주주이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 3월 투자 스튜어드십(수탁자 책임원칙)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이사회가 기후 이슈에 긴박감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세계 3대 연기금인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PG)의 박유경 책임투자지배구조팀장은 "애플이 신재생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 반면 삼성에선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삼성 스스로가 제조기업은 물건을 팔면 책임이 끝난다고 여기는 20세기 경영철학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에선 값싼 산업용 전기 사용 가능"
삼성전자가 탈탄소화 등 환경 정책에 무감각한 것은 한국의 값싼 산업용 전기를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사진은 삼성 반도체 제조시설 전경. /사진=블룸버그통신
삼성전자가 탈탄소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한전으로부터 공급받는 저렴한 산업용 전기 때문이라고 FT는 봤다.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중국보다 3배 이상 높은데도 한국 산업용 전기요금은 중국 산업용 전기료보다 싸고 배출권 거래 규제도 지나치게 약하다는 풀이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점유율이 절대 부족한 것도 한 요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재생에너지 점유율은 주요 20개국(G20) 중 19위로 최하위권이다. 한국보다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낮은 곳은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한 곳 뿐이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 조사에선 2021년 한국의 풍력·태양광 발전 비율은 전체 전력생산의 4.7%로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는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쓰기에도 부족한 물량이다. 북유럽 투자회사인 노르데아자산운용의 에릭 크리스찬 페더슨 책임투자 대표는 "한국은 아직 삼성의 요구를 충족시킬 만큼 재생에너지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지배력이 약한 것은 결국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책임이 크다는 견해도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동아시아의 다울 장은 "미국에선 주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구매를 확약했기 때문에 생산자들이 확신을 갖고 투자에 나서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됐다"며 "하지만 삼성전자 등 기업들이 이 같은 약속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의 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S22'에 흥행 청신호가 켜졌다. 사전 개통 첫날인 22일 갤럭시S22 개통량은 30만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사전 개통 첫날인 22일 갤럭시S22 개통량은 3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3'·'플립3'의 27만대 기록을 넘어선 수치다.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에 갤럭시S22 시리즈 홍보용 광고 배너가 설치돼 있다. 2022.2.24/뉴스1

화석연료 배출에 무감각한 삼성전자의 환경 대응은 투자자와 소비자를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영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이 ES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해외 고객들의 선택지에서 탈락할 수 있다"며 "환경 문제는 곧 비관세 장벽의 형태로 시스템적 리스크로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 주주인 노르웨이 최대연기금 KLP자산운용의 키란 아지즈 책임투자실장은 "삼성이 기후와 청정에너지 관련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며 "얼마나 깊이 있는 계획을 내놓으려고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해 왔는지 꼼꼼히 들여다보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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