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절반 "결혼 후 아이 안 낳아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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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저출생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결혼을 한 뒤 아이를 낳지 않아도 괜찮다'고 응답하는 20대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대에서 같은 응답을 한 비율이 7.0%포인트(21.3%→28.3%)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20대에서 "결혼 후 아이를 낳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더 크게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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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미혼인구 비중 늘고 출생아 수도 감소
"비혼·결혼 후 무자녀 확산.. 저출생 심화"
한국의 저출생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결혼을 한 뒤 아이를 낳지 않아도 괜찮다’고 응답하는 20대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는 여성가족부 ‘가족실태조사 연구’, 통계청 인구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의 ‘우리 시대의 가족’ 모습을 전했다.
2020년 기준 20대의 ‘결혼 후 무자녀’ 동의 비율은 52.4%로 5년 전인 2015년(29.1%)보다 23.3%포인트 높아졌다. 전 세대에서 같은 응답을 한 비율이 7.0%포인트(21.3%→28.3%)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20대에서 “결혼 후 아이를 낳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더 크게 증가한 것이다.
20대가 비혼 독신에 동의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7.0%에서 52.9%로 15.9%포인트 높아졌다. 비혼 동거(25.3%→46.5%), 비혼 출산(8.4%→23.0%)에 대한 긍정적 반응도 크게 높아졌다. 다른 세대에서도 △비혼 독신(32.4%→34.0%) △비혼 동거(21.1%→25.9%) △비혼 출산(9.5%→15.4%)에 대한 긍정적 응답 비율이 높아졌지만, 20대보다 그 폭은 덜하다.
이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20대의 가치관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혼한 부부를 중심으로 이뤄진 가족이 더 이상 ‘이상향’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30대의 미혼인구 비중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2020년 기준 미혼 30대는 42.5%(남성 50.8%, 여성 33.6%)인데, 10년 전(29.2%)보다 13.3%포인트 높아졌다. 이들이 태어나거나 유년기를 보냈을 1990년에는 6.8%였다.
이에 향후 저출생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만500명으로, 2년 연속 30만 명에도 못 미쳤다. 가임기 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2018년(0.98명) 이후 지난해(0.81명)까지 4년 연속 1명에도 못 미친다.
최선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고문을 통해 “자녀의 가치를 추상적인 ‘대 잇기’를 위한 수단으로 보는 사람은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다”며 “비혼의 급격한 확산은 결혼해도 출산하지 않는 커플의 증가와 함께 저출산 추세가 더 심화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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