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하야시 만나 "조속한 관계 개선" 공감..과거사는 '평행선'
━
"관계 개선 필수 불가결"
외교부는 이날 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최근 엄중한 지역 정세 아래 조속한 한ㆍ일 관계 개선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특히 최근 한반도 상황 및 급변하는 국제 정세 아래 한ㆍ일, 한ㆍ미ㆍ일 간 긴밀한 공조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양측은 "코로나19 상황을 보아가며 한ㆍ일 간 인적 교류를 재활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공감했다. 박 후보자는 하야시 외상에게 "한ㆍ일 간 인적교류를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리기 위해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 비자 면제 복원 등을 추진해 나가자"고 말했다.
━
"김대중ㆍ오부치 계승, 발전"
박 후보자는 또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1998년 김대중ㆍ오부치 선언(21세기 새로운 한ㆍ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ㆍ오부치 선언은 식민 지배에 대한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와 미래지향적 한ㆍ일 관계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선 박 후보자는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평화 안정을 위해 지원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향후 긴밀히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야시 외상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고 주한일본대사관 측이 전했다.
또한 이날 회담에서 하야시 외상은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 박 후보자의 방일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두 장관 간 기본적인 케미(궁합)가 잘 맞았고, 윤 당선인-기시다 총리의 통화, 한ㆍ일 정책협의단 방일, 한ㆍ일 국장급 협의, 하야시 외상의 방한까지 최근 양국 간 굉장히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미 좋았지만…과거사는 '평행'
회담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과거보다 우호적이었다는 평가다. 일본 측이 기존에는 미리 준비해 온 메시지를 기계적으로 읽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면, 이날 회담에선 한국 측 입장을 보다 배려하고 단어 선택도 섬세하게 하는 식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다만 하야시 외상은 강제징용,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한국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고 한다. 츠카모토 야스히로 주한일본대사관 국제보도관은 이날 회담 후 취재진과 화상으로 만나 '강제징용,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가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양측은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고 한ㆍ일 간에는 1965년 합의(한ㆍ일 청구권 협정)가 있다"며 "그 약속을 지키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야시 외상은 10일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개별 면담을 통해 기시다 총리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한ㆍ일 정책협의단이 기시다 총리와 면담 때 전달한 윤 당선인 친서에 대한 답신 성격이다. 일본 외상의 방한은 2018년 6월 고노 다로 외상의 방한 이후 약 4년만이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文땐 수제맥주, 朴땐 와인...베테랑 소믈리에도 놀란 尹만찬주
- [단독]盧·文 정신적 지주 송기인 "文 힘껏 했지만, 조국 아쉽다"
- 유튜브도 제쳐버렸다…방송 한번 안 나오고 1등, 미친 5초
- [단독] 미국 물밑 제안 “한국산 무기 주면, 대신 우크라 전달”
- 고모 죽고 동생 탈모 시달리는데…文정부 끝까지 K방역 자찬 [김지은의 이의있는 고발]
- '공정과 상식'의 나라 여는 尹…"싸울 시간 없다, 협치가 숙제"
- [단독]"靑, 군 장성 블랙리스트 있었다" 파행 인사 5가지 증거 [장세정 논설위원이 간다]
- 역대 최대 이익 대한항공의 비결…좌석 뜯고 2박3일씩 날았다
- "이번 선거? 정말 모른다"…충청 석권 민주당 놀래킨 숫자들
- 김경율 "민주당, 대장동 주범 尹이라 지껄여"…청문회장 발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