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사퇴 거부한 정호영..방역사령탑 공백에 국민 여론 점점 싸늘

강승지 기자,이형진 기자 2022. 5. 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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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논란에 "국민 심려끼쳐 송구..불법·부정은 없다" 반복
여론 '적합' 24% '부적합' 45%..비어있는 컨트롤타워 자리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4.12/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이형진 기자 = 자녀의 의과대학 편입학 등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에 둘러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가 답보 상태에 있다. 특히 정 후보자는 여전히 "불법이나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 스스로 물러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후보자를 바라보는 국민 여론은 부정적 견해가 우세한 상황이다. 여러 의혹으로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에 고발까지 당한 터라 윤석열 대통령이 그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무적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일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후보자의 거취가 정해지지 않으니 새 정부와 발을 맞춰야 할 보건복지부의 정책 추진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의 결단이 시급히 필요한 셈이다.

◇정호영 "보건의료 불균형 없애고 싶다. 복지에도 관심 많아"

13일 한 주간지 보도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지난 10일 인터뷰에서 자녀 편입학, 병역 특혜 의혹에 대해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다만 불법이나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고 거듭 해명하며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속담을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공정'의 가치를 정 후보자가 흠집 냈다는 지적에도 "치열한 경쟁 사회인데 젊은 세대에게 참 미안하고 안타깝다"면서도 "자녀들도 쉽게 편입한 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후보자 딸이 2019년 후보자가 교수진으로 참여한 강의를 듣는 등 이해 충돌 소지가 있음에도 학교에 신고하지 않은 데 대해 "인지하지 못해 송구하다. 딸의 성적 산출 등은 15명의 교수가 참여했고 성적은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왜 장관을 하려는지를 묻는 말에 "보건의료 내 불균형을 없애고 싶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양극화, 노후 소득 보장, 장애인 문제 등에도 관심이 높다"며 "특히 장애 문제는 곧 내 문제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관이 된다면 의료민영화를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의료 민영화를 생각한 적 없다. 생각만큼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는데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진료 활성화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만성 환자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를 많이 이용했다. 도서 벽지 등에 있다는 이유로 병원에 가기 어려운 취약 계층이 있다"고 했고 실내 마스크 해제 시점을 두고는 "환기 정도와 실내 면적 등이 기준이 됐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혜 의혹과 이해충돌 소지 등을 이유로 정 후보자를 부적격 후보자로 지목해 임명을 반대하고 있다. 또 최근 연이은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자의 임명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여론조사 전문기업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 후보자의 인선이 '적합하다'는 응답이 24%, '적합하지 않다' 45%로 부적합 의견이 크게 높았다. 의견 유보는 30%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중구 명동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임명 가능성 '왔다 갔다'…후보자 본인도 원하지만, 대통령은 고심 중

후보자의 임명 전망은 계속 널뛰기를 하는 중이다. 대통령실 안에서도 '정 후보자가 정리될 수 있다'는 시각과 '대통령의 뜻은 확고하다. 기류가 바뀐 게 없다'는 전언이 동시에 새어 나오고 있다.

종합해보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에 민주당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선 분위기다. 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한덕수 임명-정호영 낙마' 연계 카드도 꺼내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방역 컨트롤타워'는 계속 공백 상태로 남아 있다. 23일쯤 예정된 확진자 격리 의무 해제 등 오미크론 이행기에서 안착기로 전환하는 중차대한 문제들을 어떻게 정하고, 보고할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새로운 컨트롤타워로 누가, 어떻게, 언제부터 올지 복지부 내 공무원들도 기다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러 복지부 국장들의 표정에는 정 후보자 임명 여부를 떠나,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려는 국정과제를 충실히 수행하는 데 전념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우선 새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의료 체계를 과학적으로 재정립하고 국민연금 개혁 등 수요자 중심의 복지체계 혁신에 도전하는 만큼, 이를 위한 실무적 노력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윤 대통령·국민의힘이 민주당과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정 후보자 임명 가능성도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라며 "총리 후보자의 임명 파행이 계속될 수 없고, 민주당도 붙잡고 있기 어려울 것이다. 정 후보자 임명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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