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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입력 2022. 05. 14. 06:00 수정 2022. 05. 1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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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길 수 없는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하지만 문제는 피할 수 없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게 피할 수 없을 때 즐기기까지는 못하더라도, 이런 과정 나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있다.

스트레스가 나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잠시 생각을 바꿔보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힘든 일을 비교적 잘 버티게 되고 나아가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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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가 나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오히려 도움이 될 때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즐길 수 없는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하지만 문제는 피할 수 없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게 피할 수 없을 때 즐기기까지는 못하더라도, 이런 과정 나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앨리아 크럼 교수와 동료들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사람들에게 약간의 스트레스는 수행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영상을 보게 하거나 또는 스트레스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영상을 보게 했다. 그러고 나서 사람들에게 면접 연습이라고 하면서 8분간 발표를 하게 한다. 이때 어떤 사람들에게는 면접관이 끄덕이고 미소짓는 모습과 함께 내용이 좋았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면접관이 갸우뚱하는 모습과 함께 내용이 분명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준다. 이렇게 실제로 스트레스가 심한 과제를 하는 동안 사람들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준과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가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영향을 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똑같이 힘든 과제를 해도 과제 전후로 더 긍정적 정서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제를 하고 난 결과가 좋지 않아도 (부정적 피드백) 스트레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기분이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과제가 끝난 후 긍정적인 단어와 부정적인 단어들을 보여줬을 때 긍정적인 단어들에 더 빨리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자극에 주의를 더 많이 기울이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스트레스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창의성 테스트를 실시했을 때 더 높은 창의력을 보이기도 했다. 또 스트레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 사람들 사이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 수준은 차이가 없었지만, 근육의 성장에 관여하는 아나볼릭 호르몬은 스트레스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나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잠시 생각을 바꿔보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힘든 일을 비교적 잘 버티게 되고 나아가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해서 자기통제력이 높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 중 자기통제력이 높은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 결국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것이고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자기통제력이 낮은 사람들은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물론 일이든 공부든 운동이든 싫고 힘든 것은 매한가지이지만, 그래도 어쨌든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이나마 그 상황이 더 낫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 마음대로만 살 수 없는 인생이지만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적어도 어느 정도 내 마음대로 해볼 수 있고, 그런 생각들이 삶을 조금이나마 쉽게 버틸 수 있게 도와준다는 사실은 위안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물론 모든 일이 실제로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나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그만 둬야 하는 순간이란, 어떻게 생각해도 나를 위한 일이 아닐 때일지도 모르겠다. 

※참고자료

Crum, A. J., Akinola, M., Martin, A., & Fath, S. (2017). The role of stress mindset in shaping cognitive, emotional, and physiological responses to challenging and threatening stress. Anxiety, Stress, & Coping, 30(4), 379-395.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parkjy02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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