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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일당' 수익 다툼때.."유동규 똥줄, 이재명에 누 되잖아" [法ON]

오효정 입력 2022. 05. 14. 06:00 수정 2022. 05. 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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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재판에서 재생되는 '정영학 녹음파일'에 대한 증거 조사가 마무리됐습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에 대한 공판을 열었습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맨왼쪽),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왼쪽 둘째), 남욱 변호사(왼쪽 셋째), 정민용 변호사. 연합뉴스

이날 재생된 화천대유 관계자 최모씨와 정영학 회계사가 2021년 7월께 나눈 대화 녹음 파일에는 이른바 ‘대장동 일당’이 자신의 몫을 챙기려다 갈등을 빚는 정황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거대책본부장(당시 성남시장)의 이름도 또다시 등장합니다.

▶최모씨=유동규는 지금 똥줄 타고 있어. 이거 터지면 자기까지도 튕기니까. 그냥 이재명한테 누가 되잖아.
앞서 재생된 녹음파일에도 "(이 전 시장) 재선을 위해 어떤 것이 도움되는지 상의 해보자"고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에게 이야기했다는 부분이 등장했었죠. 최씨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 이 전 시장 선거자금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남 변호사가 돈을 조달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커넥션’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여기서 등장한 선거자금 명목의 돈은 남 변호사가 토목업체 대표 나모씨로부터 받은 자금을 가리키는 듯합니다. 검찰은 지난 2014년 나씨가 대장동 토목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 모씨를 통해 남 변호사에게 20억원을 건넸고, 그런데도 사업권을 따내지 못하자 나씨가 각종 로비 의혹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김만배씨가 ‘입막음용’으로 나씨에게 100억원을 건넨 증거도 제시했죠. 앞서 나씨는 지난 4월 이 법정에 출석해 협박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자신은 원래 약속돼있던 돈을 받았을 뿐, 대장동 일당이 어떤 일을 벌이는지 잘 몰랐다는 취지입니다.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돈의 행방은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날 재생된 파일에서 최씨는 "남욱이 '최재경 변호사(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1억 줘야 한다'고 땡겨서 자기가 쓰고."라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런 대목 때문인지, 앞선 수사 과정에서 김만배씨 측은 "개발 이익이 예상보다 증가하게 되자 투자자들 간 이익의 배분비율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예상비용을 부풀려 주장하는 과정에서 과장된 사실들이 녹취됐다"고 밝혔습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정영학 회계사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하나도 안 들려" 조악한 음질에...증거능력 문제 제기

이날 법정에서는 정 회계사 녹음 파일의 음질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녹음 파일을 틀기 전 검찰은 해당 파일이 공소사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간단하게 요지를 진술합니다. 문제는 음질이 너무 조악해 검찰이 짚은 내용이 파일에 나오는지도 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건 관계인들은 출력물을 살펴보면서 듣는데도 "99%가 잘 들리지 않는다"며 토로합니다. 실제로 정 회계사가 식당 등 외부에서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경우 다른 소리가 섞여 듣기가 매우 어려운데요. 이날 법정에서 김만배씨도 자신이 대화 당사자인 파일을 들은 뒤 "제 목소리는 맞긴 맞는데 제가 말하는 내용 자체를 못 알아듣겠다"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녹음 파일의 증거 조사가 법정에서 제대로 이뤄지고 있느냐는 문제와 연결되는 지점입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증거에 대한 조사는 법정에서 이뤄져야 하고, 법정에서 판단이 이뤄진다"며 "단어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들리지 않았다는 것을 전제로 재판부가 증거조사 결과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을 문제 삼는 건데, 이 사건 법정에서 조사하는 증거는 녹취 출력물이 아닌 음성 파일이기 때문입니다.

파일 자체가 잘 안 들리는 경우가 생기다 보니, 녹취서가 객관적으로 쓰여진 게 맞는지 공방도 이어집니다. 남욱 변호사의 변호인은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USB에 녹취서 hwp(한글 파일)가 있다"며 정 회계사를 몰아붙였습니다. 앞서 정 회계사가 속기사 사무소에 맡겨 검찰에 제출한 녹취서가 수정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겁니다. 이에 정 회계사는 "검찰에 제출하기 전에 속기사 사무소에 들러 파일만 받았을 뿐, 자신이 별도로 수정한 흔적도 파일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서와는 별도로 검찰에서 속기사가 녹음파일을 듣고 작업한 녹취서도 있는데요. 검찰은 "선입관 없이 작성된 것이고, 직접 맞춰보시면 오해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4월 29일부터 여섯 기일에 걸쳐 진행된 녹음파일 증거조사는 이날로 마무리됐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주부터 예정된 증인들을 소환해 심리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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