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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작품'으로 거듭난 DMZ 사람들

KBS 입력 2022. 05. 1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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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과 접경지엘 가면 일반 민간인들은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는,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 바로 민통선이 있습니다.

이 민통선 안에도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있는데요.

경기도 파주의 통일촌과 해마루촌이 대표적 민통선 마을입니다.

이하영 리포터, 이 마을의 이야기를 만나고 오셨죠?

네, 오두산 통일 전망대에서 열린 전시회를 통해 만날 수 있었는데요.

접경지 주민들의 삶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DMZ 사람들’이란 전시회였습니다.

전시회 제목을 보면 작품마다 분단의 아픔이 그대로 녹아있을 것 같아요.

네, 민통선 마을에 사시는 어르신의 염원을 담은 작품도 있고요, 젊은 대학생들의 작품도 볼 수 있습니다.

"북녘에 고향을 둔 실향민분들, 또 DMZ 사람들의 사연을 알고 싶은 분들, 다녀오시면 좋을 거 같은데요"

제가 먼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가보실까요?

[리포트]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길목에 위치한 오두산 통일 전망대.

강 건너 북녘땅을 보기 위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강기훈/부산 대교초등학교 4학년 : "(실제로 보니까 어때요? 한국이랑 다른 거 같아요?) 네. (어떻게 달라요?) 한국의 60년대 같아요."]

[허영회/관람객 : "여기서 일하는 모습이라든지 북한 주민의 생생한 모습을 보고 싶어서 오게 됐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의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입니다.

강만 건너면 닿을 수 있는 금단의 땅, 북녘을 코앞에 두고 민간인 통제구역이 있습니다.

이 민통선 마을 주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고민, 그리고 다양한 시선을 담은 <DMZ, 사람들>입니다.

[박계리/‘DMZ 사람들’ 큐레이터 : "미술가들을 통해서 일반인들이 DMZ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미래에 대한 꿈을 들여다보면서 우리에게 통일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하려고 만든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모두 세 명.

먼저 실향민 2세인 리덕수 작가의 작품이 눈길을 끄는데요.

과거 ‘출경동’이라고 불렸던 남북출입사무소를 철거 하면서 발생한 폐목재로 제작됐습니다.

목재 구조물을 설치해 언젠가 남과 북을 자유로이 오가며 전시하고 싶다는 희망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이부록 작가의 참여형 작품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박계리/‘DMZ 사람들’ 큐레이터 : "이부록 작가는 워바타 워 전쟁의 아바타. 워바타 시리즈를 여러 번 했었는데요. 이번에 통일촌 마을에 들어가서 며칠 사셨어요. 그곳이 분단 마을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 평화를 만들어 낸 나이테들을 느끼셨나 봐요. 그래서 평화를 상징하는 아바타로 변신한 거죠."]

민통선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예술가의 상상력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는데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아픈 역사를 알게 된 학생들이 있습니다.

올해로 조성된 지 반세기를 맞이한 파주 통일촌.

북한에 대항해 선전마을로 만든 이곳의 이야기가 작품으로 재탄생했는데요.

통일촌 주민들의 증언을 재해석한 대학생들이 그린 그림들입니다.

[임흥순/지도교수 : "이런 게 전쟁을 경험한 세대하고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하고의 연결고리가 되지 않을까 해서 그런 소통의 장, 만남의 장 이런 의미로 기획을 하게 됐습니다."]

주민들의 증언을 담은 녹취록을 읽으며 학생들은 많은 생각에 잠겼다고 하는데요.

특히 경험하지 못한 전쟁의 참혹함과 민통선 마을의 역사를 표현하기 위한 고민을 작품에 녹여냈습니다.

[명수정/전시 참여 학생 : "한낱 학생인데 표현해도 괜찮을까 거기에서 계속 고민하다가 가장 눈에 들어왔던 단어가 으하하란 단어였어요. 여기에 나오는 그런 문자로 말하기 힘든 감정들을 담아내고 싶어서 이 작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어릴 적 화가를 꿈꿨던 윤석산 할아버지는 학생들의 작품을 유심히 보는데요.

전시장 한쪽에 자리한 자신의 그림도 살펴보며 깊은 생각에 잠깁니다.

[윤석산/파주 통일촌 거주 : "조금 더 거기에 보태서 아이디어를 낸 게 상당히 맘에 들고요. 복잡하게 색깔을 넣어서 많은 아이디어를 자기감정을 발산했는데 저렇게 그렸다는 게 용기 있는 자기의 독특한 표현 방법이에요."]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곳에서 삶의 터전을 잡고 수십 년을 살아온 사람들. 한 많은 그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울립니다.

민통선 안에서 접경지역을 마주하며 살고 있는 통일촌, 해마루촌 주민들.

북한이 보이는 전망대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임흥순 작가의 ‘전망대’라는 작품인데요.

길을 잃은 기러기 날아갑니다

[임흥순/‘전망대’, ‘고야’ 작가 : "민통선 안의 마을이 사실 분단으로 인해서 만들어진 마을이잖아요. 분단으로 인해서 만들어진 마을이지만 어떤 부분에선 남북을 연결할 수 있고 또 세대를 연결하고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파주 장단면 동파리가 고향인 호태준 할아버지는 전쟁 이후, 민통선으로 편입된 고향 땅을 밟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2002년 민통선 안에 세운 해마루촌에 입주하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호태준/해마루촌 거주 : "피난 나와서 살 때 항상 고향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파주시에서 집을 짓고 들어올 사람은 들어오라고 공모해서 들어온 겁니다."]

지금처럼 남북 관계가 좋지 않을 때는 불안할 수밖에 없지만, 두 노인은 민통선 마을을 떠날 수 없습니다.

[윤석산/파주 통일촌 거주 : "민통선에서 우리 고향이 보이고 우리 집이 거기 있었고 내 고향이에요. 나의 안식처야."]

분단과 냉전의 산물인 민간인 통제구역.

그곳은 많은 사람들의 터전이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아픈 역사를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희망의 공간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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