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의 시작일 뿐.. 아직 반도 안 왔다"

김은정 기자 입력 2022. 5. 14. 10:01 수정 2022. 5. 15. 11: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arket Watch] 파월, "인플레 잡으려면 고통 유발할 수 있다"
S&P500 지수, 이제야 약세장 초입에
가상화폐발 패닉셀까지 겹쳐 투심 '최악'
마크 모비우스 "이제 바닥의 시작"
1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트레이더가 주문을 내고 있다./NYSE/신화 연합뉴스

지난주(이하 현지시각·4일~11일) 미국 성장주를 대표하는 테슬라와 애플 주가는 각각 22.9%와 11.8%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이미 고점 대비 30% 꺾이며 약세장(bear market)에 접어든 상태. 가상화폐 시장에서 루나 발(發) 패닉셀까지 겹치면서 투자 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그러나 이것이 최악이 아닐 수 있다는 공포가 투자자들을 더욱 두렵게 만든다. 시티그룹은 12일 투자자 노트를 통해 “거품이 터지고 있다”면서 당분간 주식시장에서 돈 벌 생각은 접어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와중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물가를 올리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고통(some pain)’이 유발될 수 있다면서, 유동성 잔치의 끝에 당연히 치러야 할 대가 아니겠느냐는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목도하고 있는 하락세가 ‘어느 정도 고통’에 그칠지, ‘역사상 가장 엄청난 고통’으로 끝날지 아직은 미지수다.

◇역사적으로 약세장엔 지수 반토막…”바닥 아직 멀었다”

한국투자증권이 1900년 이후 S&P500 지수의 움직임을 분석해봤더니, 총 14번의 약세장이 있었다. 기술적으로 1년 내 최고점(52주 전고점) 대비 주가 또는 지수가 10% 빠지면 조정장, 20% 빠지면 약세장이라고 구분한다.

14번의 약세장에서 S&P500 지수의 평균 하락률은 42%, 2000년 이후 기준으로는 46.6%에 달했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S&P500은 연초 대비 17.4%, 전 고점 대비 겨우 18.0% 낮아진 상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위기가 지속되는 한편, 중국의 코로나 봉쇄가 길어지면→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인플레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 속도와 폭이 더 빨라져→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주가는 역대 약세장 평균치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마크 모비우스(Mobius)는 이번 약세장에 대해 "바닥의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조선일보DB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모비우스캐피털파트너스의 마크 모비우스 대표는 12일 CNBC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희망을 포기하고 있어, 아마도 S&P500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그는 “아직 바닥은 아니며, 바닥의 시작에 있다”면서 “바닥은 모든 투자자가 희망을 포기할 때 온다”고 말했다.

◇”고통 유발할 수 있다”는 파월

투자자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그는 12일 마켓플레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인) 2% 아래로 끌어내리는 과정에 고통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만약 우리가 인플레이션에 대처하지 않아 높은 물가가 고착화하는 상황이 그 무엇보다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작용은 있겠지만, 물가 잡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의 이번 인터뷰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발언 중 가장 시장 비관적(bearish)이다”라고 평가했다.

한 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불씨도 되살렸다. 파월은 이번 인터뷰에서 “언젠가 상황이 좋아진다면 (예고한 수준보다) 덜 인상을 할 수도 있고, 그 반대라면 강도를 높을 준비도 되어 있다”면서 물가가 계속 잡히지 않으면 0.75%포인트 인상 카드도 쓸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0.75%포인트 인상은 현재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었지만, 톤이 바뀌었다.

◇美 소매판매, 中 금리 발표 주목

다음 주 17일에는 4월 미국 소매판매 통계가 나온다. 3월에는 0.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4월은 1.0%는 늘었을 걸로 예상된다. 반면 같은 날 나올 4월 산업생산이나 건축허가, 주택착공 건수 등 여타 데이터는 3월치보다 일제히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뜩이나 움츠린 시장이 여기에 초점을 맞출 경우 경기침체가 오나 안 오나 걱정이 한창인 투자자들의 심리는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믿을 것은 확장정책을 쓰고 있는 중국뿐. 중국의 기준금리 격인 대출 우대금리(LPR)가 20일 결정되는데 1년물 기준 현재 3.70%에서 3.65%로 소폭 낮추며 돈을 더 풀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4월 생산자물가도 20일 나온다. 3월 생산자물가는 전년대비 8.8%, 전월대비 1.3% 오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