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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춘몽' 된 신세계의 '여의도 상륙작전'

한전진 입력 2022. 05. 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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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유통] 신세계, 여의도 IFC몰 인수 좌절
기대와 우려 공존했던 신세계의 '4조' 빅딜
미래에셋 승리에 '여의도 스타필드' 무산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주간유통]은 비즈니스워치 생활경제부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주간유통]을 보시면 한주간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벌어진 핵심 내용들을 한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편집자]

아쉽다, 여의도 스타필드 

신세계의 여의도 상륙작전이 실패했습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연합해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전에 참전했지만 결국 최종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승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돌아갔습니다. 신세계는 IFC몰을 인수해 '여의도 스타필드'를 꿈꿔왔는데요. 코앞의 '더현대 서울'과의 '맞짱'이 예상되면서 세간의 관심도 높았죠. 그만큼 신세계는 인수전에 ‘진심’이었습니다.

여의도 스타필드는 마치 현실이 되는 듯했습니다. 신세계·이지스 연합은 2차 입찰까지 쟁쟁한 투자사들을 물리쳐 왔습니다. 그 중에는 싱가포르계 유명 투자사인 ARA코리아자산운용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신세계는 못내 아쉬운 눈치입니다. 여의도 대표 랜드마크인 IFC를 품을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요. 특히 여의도는 강북과 강남을 잇는 교통의 요지입니다. 공항까지 지하철이 연결되고 접근성도 좋아지면서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재개발 기대도 커지고 있죠.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신세계는 더현대 서울과 같은 성공을 그렸을 겁니다.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2월 개장 직후부터 입소문을 타고 여의도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개점 1년 만에 연매출 8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서남부권 상권의 대표주자로 떠올랐습니다. 잠들어 있던 여의도의 쇼핑 수요까지 깨웠다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신세계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엿봤을 겁니다.

여의도 스타필드와 더현대 서울과의 시너지도 흥밋거리였습니다. IFC몰이 더현대 서울 출점 이후 오히려 고객이 더 늘었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신세계가 IFC몰의 새 주인이 될지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렸습니다. 쇼핑 유입인구 증가로 양측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게다가 이번 IFC 매물에는 콘래드 호텔도 포함되어 있었죠. 신세계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조선호텔앤리조트 입점까지도 기대했을 겁니다. 

잘 된 일일 수도

물론 신세계의 '베팅'에 기대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우려도 있었습니다. 이때문에 일각에선 신세계의 여의도 진격이 멈춘 것을 다행스럽게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IFC의 몸값이 천문학적으로 높았기 때문입니다. IFC의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3조원 안팎에서 4조원대로 치솟았습니다. 그사이 금리도 크게 오르며 인수 부담도 훨씬 커졌죠. 이를 두고 신세계의 자금 여력에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많았습니다. 

신세계는 지난해부터 굵직한 인수합병을 이어왔습니다. 야구단인 SSG랜더스부터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까지 상당한 자금을 지출했습니다. 성수동의 이마트 본사를 팔아가면서 투자금을 마련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한 번의 '빅딜'은 우려를 키우기 충분했습니다. 실제로 2020년 말 기준 신세계의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은 4400억원 수준입니다. 아무리 신세계가 이지스와 연합했다고 해도 시장의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는 모자랐습니다.

/ 사진=현대백화점이 지난해 말 개점한 더현대 서울의 모습

더현대 서울 역시 장기적으로 보면 신세계의 걸림돌입니다. 서로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도 있지만 반드시 낙관만은 할 수 없다는 분석도 많았습니다. 본격적으로 경쟁이 펼쳐지면 신세계가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고급 브랜드 등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하지만 현재 IFC몰 상황상 어렵습니다. 현재 IFC몰 패션 브랜드들은 대부분 'SPA' 매장입니다. 여기에 이들은 10~20년 장기 계약까지 맺은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 아무리 스타필드가 들어선다 해도 고급 브랜드들이 관심을 보일 리는 만무합니다.

윈윈 시너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부산 센텀시티에 나란히 개점한 롯데·신세계백화점이 대표적입니다. 신세계는 2009년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옆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을 개점했습니다. 개점 초에는 유통 인구가 늘며 서로 윈윈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매출을 살펴보면 신세계 센텀시티점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롯데 센텀시티점의 매출은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규모면에서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훨씬 큽니다. 여의도 스타필드가 들어섰다 해도 더현대 서울은 넘기 힘든 산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완전히 물거품이 된 걸까

여의도 스타필드는 이대로 끝난 걸까요. 이를 두고 여러 뒷이야기도 나옵니다. 일각에선 일말의 가능성을 점치기도 합니다. 미래에셋이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몰라서입니다. 미래에셋은 최총 입찰에서 4조1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래에셋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금액입니다. 이들 역시 전략적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경쟁자였을지라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면 미래에셋이 신세계에 손을 내밀수도 있겠죠.

최근 미래에셋이 해비치호텔&리조트를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시킨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미래에셋이 신세계를 참여시키면 여의도 스타필드는 비록 기존에 생각했던 방식은 아니지만 실현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 IFC를 나눠 계약해야 합니다. IFC몰은 신세계, 호텔은 해비치 등으로 말이죠.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다만 업계에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주도권 다툼 등으로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세계가 갑자기 편을 바꿔 미래에셋으로 갈 가능성도 적어 보입니다. 신세계와 이지스는 과거 고양 스타필드 개발부터 손을 맞춰온 돈독한 사이입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건 맞지만, 신세계와 이지스자산운용에 손을 내밀 확률은 희박하다고 본다. 미래에셋이 국내외 기관과 함께 투자에 나선다고 한 만큼 가능성은 더 적어졌다. 여의도 스타필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여의도 스타필드'는 꿈으로 끝났습니다. 신세계 입장에서 속은 쓰리겠지만 나쁜 일만은 아닐 겁니다. 현재 금리 인상 등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 속으로 빠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큰 모험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낳을 수 있습니다. 신세계는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를 줄였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인수전에서 승리한 미래에셋 컨소시엄의 어깨는 무거워졌습니다. 10년, 20년 뒤 마지막으로 웃음 짓고 있는 쪽은 어디일까요. 그 미래가 무척 궁금합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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