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한테 이렇게 하는 것"..기숙사방 불쑥 들어와 소변 본 백인 학생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명문 대학교에서 백인 학생이 흑인 학생의 소지품에 소변을 보는 인종차별적 사건이 발생해 남아공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16일(현지시각) 뉴스24, BBC 등에 따르면 일요일인 지난 15일 오전 4시 스텔렌보스대학 기숙사 후이스 마라이스 생활관에서 한 백인 학생이 1학년 흑인 학생 방에 불쑥 들어가 책상, 노트북 등 소지품에 소변을 봤다.

남아공 학생조직인 남아공학생회의(SASCO)에 따르면 당시 방에서 자고 있던 흑인 학생은 방에서 소음이 들리자 잠에서 깼다. 흑인 학생은 “뭐하는 거냐”고 물었고 “흑인 소년들(Black boys)에게 이렇게 하는 것”이란 식의 인종차별주의적 답변을 들었다.

당시 상황은 영상으로 촬영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됐다. 영상엔 백인 학생이 소변을 보는 모습과 흑인 학생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백인 학생은 영상 촬영자가 “왜 방에서 소변을 보느냐”고 묻자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중얼거리기도 했다.

스텔렌보스대는 성명에서 “파괴적이고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인종차별주의 사건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또 “이런 행동은 대학에서 용납할 수 없다”며 가해 학생을 즉각 정학시키고 기숙사에서 퇴거 조처했다.

SASCO 측은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인종차별적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백인정권의 유색인종 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종식한 지 28년이 지났는데도 명문대학에서 아직 인종차별적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피해 학생은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학교 측은 조사를 통해 가해 학생에 대한 퇴학 및 형사 처벌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