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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타워팰리스 같은 임대주택 "좋은데, 임대료 오르는건?"

이하은 입력 2022. 05. 1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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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용 60㎡ 이상 '고급 임대주택' 공약
"수요 못 따라가는 공급, 경쟁률도 치열 예상"

4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국민의힘 후보)이 첫 부동산 공약으로 '임대주택 고급화'를 발표했다. 열악한 기존 임대주택의 한계에서 벗어나 평형을 넓히고 자재를 고급화하는 등 '타워팰리스' 같은 고품질의 임대 아파트를 짓겠다는 목표다.

임대아파트 '낙인'을 없애고 이미지를 전환하는데 긍정적이란 평가이지만 가뜩이나 주택공급이 부족한 서울에는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정된 공간에서 평형을 넓히는 만큼 공급 가구 수가 줄 수밖에 없고, 고급화에 따라 임대료도 인상될 수 있다.

공공임대 고급화…'타워팰리스' 임대주택?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3일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임대주택을 방문 "타워팰리스 같은 고품질의 임대아파트를 짓겠다"고 밝혔다.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등 5대 주택정책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공공임대주택은 정부와 지자체가 무주택가구의 주거를 지원하고자 저가의 임대료로 일정 기간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국민임대주택, 행복주택 등이 대표적이다.

오 후보가 내놓은 임대주택 고급화 방안은 지난 4월 서울시장 재임 때 발표한 '서울 임대주택 3대 혁신방안'과 대동소이하다. △평형 1.5배 확대 및 자재 고급화 △분양·임대주택 소셜믹스 △노후 임대주택 단지 전면 재정비 등이다. ▷관련 기사: 임대주택 맞아?…하계5단지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첫 적용(4월18일)

구체적으로 임대주택 건설 시 민간아파트 수준의 고급 자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인테리어도 친환경 벽지와 맞춤형 시스템 가구 등 최신 유행에 맞게 적용한다. 커뮤니티 센터와 옥상정원 등 기존 임대주택에서는 찾기 어려웠던 공용 공간 또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재정비 설계를 마친 노원구 하계 5단지의 사례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앞으로 5년 내 준공 30년을 맞이하는 노후 임대주택 3만3083가구에 이같은 방식을 적용한다.

오 후보는 이외 △신속통합기획 확대 △모아주택·모아타운 추진 △청년주택 2030 스마트홈 대변신 △3대 거주형 효도주택 공급 등의 주택공약을 발표했다.

오 후보는 이어 지난 14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 내 27만가구의 임대주택은 사회적 낙인 감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곳"이라며 "이제는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을 통해 저소득층뿐 아니라 청년, 1인가구, 신혼부부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보금자리로 만들어 전국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공급계획 차질 없나…"임대료 인상 불가피"

문제는 공급물량이다. 오 후보는 지난 4월 공공주택의 30%를 전용면적 60㎡ 이상으로 계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평형을 넓히려면 공급할 수 있는 임대주택 가구 수가 줄 수밖에 없다.

국토연구원의 '주거복지정책 효과분석과 성과제고 방안: 공공임대주택과 주거급여 제도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서울의 공공임대주택 재고는 소득 3분위 무주택가구 수요의 50%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서울의 주택 가격이 높고 상대적으로 서울에 거주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런 수요를 감안한 공급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서울 임대주택 거주자의 대부분은 1인 가구다. SH도시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서울 공공임대주택 거주자 중 1인 가구는 32.1%를 차지한다. 2016년 29.1%, 2017년 29.4% 등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다.

임대료 인상도 우려된다. 커뮤니티시설 등의 관리비와 자재 고급화에 따른 공사비 등을 충당하려면 지금보다 임대료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기존 임대주택에 거주하던 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임대주택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건 긍정적이지만, 평형을 넓히면 그에 따라 임대료도 오를 것"이라며 "임대료를 적게 받으려면 그만큼 공공이 보조해야 하는데, 그 부담은 결국 서울시 전체에 전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형 확대, 고급화 전략을 통해 타겟을 신혼부부 등으로 확대하면 수요층이 확 넓어지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니 경쟁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부재한 상황이다. 오 후보는 지난 4월 앞으로 5년간 신규 공공주택 12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임대주택의 혜택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임대주택을 어디에 어떻게 지을지 구체적인 실행계획 없이는 공허한 공약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하은 (le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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