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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칼럼] 힘들어도 괜찮아

입력 2022. 05. 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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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였다.

나라 걱정과 운영은 온전히 우리 사회 최고 엘리트인 법조인의 몫이라고 생각하며 수십 년을 살아왔다.

46년 외길 구두 인생을 걸어온 그는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 충남 서산의 한 양화점에서 견습공으로 시작하여 이탈리아 구두 브랜드 바이네르 제품을 수입해 오다가 아예 그 상표권을 취득하여 현재 국내 최고의 컴포트슈즈를 만드는 회사를 일구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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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였다. 나라 걱정과 운영은 온전히 우리 사회 최고 엘리트인 법조인의 몫이라고 생각하며 수십 년을 살아왔다. 지옥 같던 수험생 시절 수없이 읽었던 고시잡지 속 합격기 또는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실제로 만났던 많은 법조인은 좋은 머리에 더하여 엉덩이가 짓무를 정도로 책상 앞에 앉아 청춘을 바친 성실함으로 개천에서 용이 된 감동적인 스토리의 주인공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착각은 최근 다양한 기업인을 만나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며칠 전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백화점 매장에 방문하였다고 해서 화제가 된 구두회사 ‘바이네르’의 김원길 대표 역시 백면서생의 세상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각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가져오게 한 인물이었다. 46년 외길 구두 인생을 걸어온 그는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 충남 서산의 한 양화점에서 견습공으로 시작하여 이탈리아 구두 브랜드 바이네르 제품을 수입해 오다가 아예 그 상표권을 취득하여 현재 국내 최고의 컴포트슈즈를 만드는 회사를 일구어냈다.

그의 첫인상은 자수성가한 사업가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현재의 성공에 대한 부담스러울 정도의 자부심과 투박한 사투리, 정신없을 정도로 몰아붙이는 추진력 등 다소 당황스러운 면이 있었다. 하지만 몇 번의 만남과 그가 보내준 자서전을 읽고 난 다음 성공한 인물들의 특징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첫째, 성공하는 사람들은 모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중졸 학력과 가난한 가정형편을 출발선으로 한 그의 인생과 사업이 결코 꽃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수많은 시련에 부딪히고 실패를 반복할 때마다 자신의 자서전 제목처럼 “힘들어도 괜찮아!”를 외치면서 극복하였다고 한다.

둘째, 아낌없는 나눔을 실천한다. 그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효도잔치, 국군장병 해외여행 지원, 청년창업 멘토를 비롯하여 각종 후원과 장학사업 등 ‘통 큰’ 기부를 하고 있다. 번 돈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하여 봉사하면서 그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버팀목이 되도록 멋지게 쓸 줄 아는 진정한 부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동종 업계 1위의 건실한 중소기업 대표임에도 그는 모임 때마다 직접 재배한 오이고추를 비롯하여 바리바리 무엇인가를 싸 가지고 와서 나누어주며 좋아할 정도로 소박하다. 그는 자신의 성공은 인생의 고비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덕분이라며 감사해한다. 이처럼 아낌없이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그가 얼마 전에야 자신의 집을 장만하였다는 말은 충격이었다. 나눔은 더 큰 행복임을 아는, 그야말로 진정한 부자이다.

셋째, 동반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배려이다. 그는 큰 기업을 만들기보다는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직원이 행복해야 궁극적으로 자신들이 만드는 신발을 신는 사람들까지 행복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 시작한 ‘직원들 사장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하여 그의 회사에 근무하였던 많은 이를 대리점이나 하청 공장의 사장으로 만들었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성공신화가 불가능한 부와 권력이 대물림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취업과 창업의 높은 문턱 앞에 청년들이 좌절하고 있다. 하지만 어딘가에서는 출발선상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도약하기 위하여 준비하는 청년들이 있다. 이들을 찾아내고 지원하여 제2의 바이네르 신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다.

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변호사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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