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현수막 앞 기둥줄기만 남은 가로수.. 구청 해명은

김자아 기자 입력 2022. 5. 17. 16:42 수정 2022. 5. 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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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현수막 앞 가로수 3그루만 가지치기
인근 경쟁 후보 사무실 앞과는 다른 모습
구청 "가로수 교체 도중 민원 들어와 중단된 것"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선거 포스터가 걸린 선거사무소 앞 가로수 일부가 앙상하게 잘려나가 있다./김자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앞 가로수 사진이 온라인 화제다. 나무 가지가 단 하나도 남김없이 모조리 제거됐는데, 그 덕에 원래대로였다면 나뭇가지와 잎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을 이 후보 대형 사진 현수막이 훤히 잘 보이게 됐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현수막을 잘 보이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주변 다른 나무는 초록잎이 무성하게 자란 가운데, 유독 이 후보 사무소 앞 3그루만 그처럼 심하게 가지치기가 돼 있었다.

관할 구청은 “가로수 교체 사업 중 민원이 접수돼 사업 방향을 바꿨을 뿐 선거 현수막과는 관련 없다”고 해명했다. 일대 가로수를 모두 교체하던 과정에서 민원이 들어와 중단했는데, 중단 시점이 ‘공교롭게도’ 이 후보 현수막 앞 3그루만 가지치기가 끝난 때였다는 주장이었다.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이 후보 선거사무소 앞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앙상하게 잘려나간 가로수 뒤쪽으로 이 후보의 대형 선거포스터가 걸려 있다. 해당 게시물을 올린 작성자는 “본인 선거사무소 앞에 현수막 안 보인다고 가로수 가지를 모두 잘라버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 위치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 선거사무소 앞 가로수엔 푸른 잎이 풍성하게 나 있다./김자아 기자

실제로 이날 이 후보 선거사무소가 위치한 건물 인근 도로를 보면 해당 건물 앞에 심어진 나무 3그루만 눈에 띄게 앙상한 모습이다. 일반적인 가지치기와는 달리 기둥을 제외한 모든 가지가 잘려나가 있다. 길을 따라 가면 총 5그루의 나무가 비슷한 모습으로 잘려나갔고, 다른 나무들엔 푸른 잎이 가득한 모습이다. 코너를 돌면 나오는 상대 후보 선거사무소 앞 가로수 역시 잎이 풍성했다.

지난 2월 대선 운동 기간에 찍힌 이재명 선거사무소 건물 로드뷰. 당시에도 이 건물 앞 가로수가 앙상한 모습이다./네이버 로드뷰

확인 결과 해당 지점 가로수들에 대한 가지치기는 올해 2월에 이뤄졌다. 당시에도 해당 지점에는 지금과 같은 크기의 이 후보 현수막이 건물을 뒤덮고 있었다. 당시 건물엔 인천계양을 국회의원이었던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사무실이 들어와 있었다. 그때 걸린 현수막은 ‘대통령 후보 이재명’을 홍보하는 내용이었다.

계양구청 측은 수령이 오래된 가로수를 다른 수종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민원이 들어와 사업을 중단하면서 빚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작년 12월부터 가로수 정비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사업은 먼저 기존 나무의 가지를 쳐낸 뒤, 그 나무를 뽑아서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새 나무를 심는 순서로 진행됐다.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바로 옆에 위치한 주유소 앞에 가로수들이 심어져 있다. /김자아 기자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해당 건물 인근 가로수를 뽑기 전 가지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한 단체의 민원이 접수돼 기존 가로수를 남겨두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민원 처리 결과 가로수 교체 작업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었다. 이 관계자는 “작업 3개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그 나무들에서도 새 잎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맞은편 도로. 새로 심어진 나무에 잎이 풍성하게 자라나 있다./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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