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초유의 '5·18 전원 참석'..논란의 시대, 막 내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8일 만에 광주를 찾아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고 선언했다. 5.18을 둘러싸고 진영 간에 대립하며 수십 년간 우리 사회에 생채기를 냈던 논란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진과 장관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원과 함께 기념식에 참석했다. 보수정권 최초이자 유례없는 대규모 참석이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5.18 망언' 논란이 벌어졌던 진영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변한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할 보편적 가치이며 이를 통해 국민 통합을 이뤄나가겠다는 각오다. 오월의 정신을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봤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가기념일이자 첫 지역 방문으로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전원 등 참모진은 물론 각 부처 장관들과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체가 대통령의 특별열차에 동승해 광주로 내려왔다. 처음 있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오월 정신을 국민 통합과 직결시켰다. 기념사를 본인이 직접 여러 차례 고치면서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는 표현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는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철학"이라며 "그러므로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월이 품은 정의와 진실의 힘이 시대를 넘어 영원히 빛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하자"며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념사 마지막에는 "그런 의미에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이라며 오월 정신이 국민 통합의 밑바탕임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호남의 발전과도 연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광주와 호남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 담대한 경제적 성취를 꽃피워야 한다"며 "AI(인공지능)와 첨단 기술기반의 산업 고도화를 이루고 힘차게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주도하는 이런 변화 등으로 5.18 민주화운동이 보수진영 일부에 의해 폄훼의 대상이 됐던 시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이날 손을 잡고 혹은 주먹을 움켜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참석자 전원이 따라부르는 제창을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란이 계속됐던 게 현실이었지만 이 역시 더 이상 논란거리가 되지 않게 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기념식 참석 이후 밝힌 소감대로 '절대 퇴행하지 않는 불가역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대규모 기념식 참석 의미에 "역사에 관한 문제다. 과거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것에서부터 통합이 출발하는데 정치권에서 보다 근본적 통합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며 "5.18 망언은 앞으로 나올 수도 없고 나와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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