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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투자자들 "루나 가치 1억분의 1 된게 개인 탓?..이건 손실 아닌 피해"

박건 입력 2022. 05. 19. 00:03 수정 2022. 05. 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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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잡코인에서 몇천(만원)이 깨져도 루나 가격은 계속 올라가니까 돈을 잃고 있다는 감각이 없었어요. 루나가 공중 분해된 지금 상황도 솔직히 안 믿겨요.”

폭락 사태를 맞은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에 투자한 정모(30)씨의 말이다. 지난해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한 정씨에게 루나는 “은행 적금 같은 코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주 루나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정씨는 대출한 3000만원을 거의 다 잃었다. 정씨는 “시총 10위 안에 드는 코인이 증발했다는 건 은행 하나 망한 거랑 비슷한 일”이라고 말했다.

‘루나 사태’의 충격파가 이어지면서 공황에 빠진 투자자가 늘고 있다. 루나에 전 재산을 투자했다가 사실상 파산 상태에 이르렀다는 MZ세대도 적지 않다. 직장인 강모(31)씨는 2000만원을 손해봤다. 전세 자금에 보탤 명목으로 루나에 투자했다. 강씨는 “옆 사무실 선배가 코인으로 2억원을 벌고 퇴사했다는 말을 듣고 코인을 시작했는데,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손실을 ‘피해’로 규정하고 대응에 나섰다. 테라와 루나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의 사업 구조를 ‘사기’라고 지적하면서다. 13일 개설된 온라인 카페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엔 닷새 만에 1700명 넘는 회원이 가입했다. 이들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상대로 법원에 재산가압류를 신청한다고 한다. 또 권 대표와 공동창업자 등을 사기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권 대표 집에 찾아갔다가 지난 16일 경찰 조사를 받은 암호화폐 인터넷방송 BJ 김모씨는 “투자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행동”이라면서도 “루나 코인이 규모가 작은 것도 아니고 45조원이 사라졌다. 가치가 1억분의 1이 된 것은 개인보다 회사 잘못이 더 크다”고 했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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