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미-일 군사훈련 참가를"..윤 정부 "합의한 적 없다"

권혁철 입력 2022. 5. 19. 17:46 수정 2022. 5. 2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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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21일 정상회담을 통해 첨단기술과 글로벌 협력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의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쪽이 정부에 한-미-일 군사훈련과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참여를 거듭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 쪽은 정상회담 사전 협의 과정에서 한국 정부에 거듭 한-미-일 군사훈련과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참여를 요구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과 한-미-일 군사훈련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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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한-미 정상회담][한반도 평화]21일 한-미 정상회담
미국, 정상회담 앞두고 또 요구
자위대와 훈련, 문 정부도 거절
해외 원전 공동 진출 등 논의중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요청도
미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이 지난 4월13일 동해에서 미·일 군함과 진형을 갖춰 항행하고 있다. 미 제7함대 제공

한국과 미국이 21일 정상회담을 통해 첨단기술과 글로벌 협력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의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쪽이 정부에 한-미-일 군사훈련과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참여를 거듭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두 사안에 관해 “협의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가치동맹에서 기술동맹으로 전환하는 그 축에 미국과 우리가 같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아이피이에프·IPEF) 가입을 확정했다. 아이피이에프가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술동맹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성격이 강한 기구임에도 정부가 ‘창립 멤버’로 참여를 확정한 것은, 외교의 주축을 미국에 두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발표될 공동선언문에는 ‘경제 안보를 위한 긴밀한 대화 채널’이란 문구를 넣기로 했다”며 “이 채널을 통해 경제 안보 이슈와 관련된 많은 주제를 빠르게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입장에선 한-미 안보 채널을 상시적으로 가동하면서 사실상 한-미-일 협력 체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는 또 국외 원자력발전소 시장 공동 진출과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협력도 논의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원전 공동 수출이 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담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소형모듈원전은 중·러가 강세인 분야다.

이런 가운데 미국 쪽은 정상회담 사전 협의 과정에서 한국 정부에 거듭 한-미-일 군사훈련과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참여를 요구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 가운데 북한핵에 대응하는 확장 억제 강화 방안은 우리가 미국한테 요구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한테 요구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과 한-미-일 군사훈련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쪽이 “지난달 동해에 미국 항공모함이 왔을 때, 미국과 일본만 훈련했다. 한국도 참여해 같이 훈련했으면 좋았을 텐데, 앞으로는 한-미-일 군사훈련을 하자”는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미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은 지난 4월12일 동해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했다. 미국은 지난 2~3월 한-미-일 고위급 협의 과정에서 한반도 수역에서 미-일이 한-미-일 군사훈련을 거듭 제안했으나, 문재인 정부는 동북아 안보 불안정과 강한 거부 국민 정서를 이유로 거부했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또한 문재인 정부는 “살상무기는 한반도 안보 상황 등을 고려해 지원하기 어렵다”고 거절했던 사안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강화에 호응하는 가운데, 민감한 요구를 거듭 들고나온 것이다.

대통령실은 두 사안이 사전에 논의된 바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실무협의에서 그런 말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며 “양국이 준비하는 합의문에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이나 한-미-일 군사훈련에 관해 한마디도 없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날 윤석열 대통령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고, 이튿날 한-미 정상회담과 환영 만찬을 한다. 그는 22일 오산 미 공군기지를 방문한 뒤 일본으로 향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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