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후 첫 외식한 국숫집, '먹튀' 노숙자에 "뛰지마 다쳐"한 그 집

손덕호 기자 2022. 5. 1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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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낮 참모들과 용산 대통령실 인근 식당을 찾아 한 그릇에 5000원 하는 잔치국수를 먹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15분쯤 김대기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강인선 대변인 등과 대통령실 청사에서 직선거리로 400m쯤 떨어진 '옛집 국수' 식당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한 그릇에 5000원 하는 잔치국수를 주문해 먹었다고 한다.

노숙자가 된 그는 용산역 앞을 배회하며 식당에 끼니를 구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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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겨울 어느 날 아침, 노숙자 들어와
국수 먹고 도망쳐..주인 배혜자씨 "뛰지마 다쳐"
식당 방송 나오자 이 남성이 편지 보내 사연 알려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낮 참모들과 용산 대통령실 인근 식당을 찾아 한 그릇에 5000원 하는 잔치국수를 먹었다. 이곳은 과거 무전취식하고 도망치는 노숙자를 배려해 준 주인 할머니 배혜자씨의 미담으로 유명한 가게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 국수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15분쯤 김대기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강인선 대변인 등과 대통령실 청사에서 직선거리로 400m쯤 떨어진 ‘옛집 국수’ 식당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인근 상가 상인들에게 고개 숙여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한 후 식당에 들어갔다고 한다. 마침 점심식사 시간이어서 식당 홀과 방에는 직장인 등이 식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한 그릇에 5000원 하는 잔치국수를 주문해 먹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식사하며 옆에서 점심을 먹던 군장병들, 직장인들과 인사를 하고 대화도 나눴다. 또 점심 식사를 마친 후에는 바로 옆에 있는 ‘소보로빵집’에 들러 빵을 샀다.

‘옛집 국수’는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인근에서 40년 가까이 영업하고 있는 식당이다. 멸치 육수를 연탄불로 끓여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잔치국수 외에도 비빔국수, 콩국수, 수제비, 김밥 등을 판매한다. 윤 대통령은 김밥도 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 국숫집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뒤 빵집에서 빵을 구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과거 노숙자와 관련된 일화가 유명하다. 매거진 ‘탑클래스’에 따르면 식당 주인 배혜자씨는 1998년 겨울 어느 날 새벽 6시에 문을 열었을 때 남루한 옷차림에 피골이 상접한 40대 남성 한 명이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배씨는 첫눈에 이 남성이 노숙자라고 알아봤다고 한다.

이 남성은 당시 2000원이었던 국수를 시키더니, 허겁지겁 먹어 치웠다. 그래서 배씨는 국수 두 그릇을 더 말아줬고, 다 먹은 남성은 냉수를 한 그릇 떠달라더니 도망가버렸다. 배씨는 인터뷰에서 “어차피 돈 받을 생각이 없었는디 뒤도 안 돌아보고 담박질 허길래 ‘넘어지면 다친 게 천천히 가라’고 소리쳤지라”라고 했다고 밝혔다.

사연은 10년 뒤 식당이 방송에 나오면서 알려졌다. ‘옛집 국수’가 방송에 나오자, 한 남성이 해당 프로그램 PD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온 것이다. 편지에 따르면 당시 이 남성은 사기를 당해 재산을 잃고 아내도 떠나버린 상황이었다고 한다. 노숙자가 된 그는 용산역 앞을 배회하며 식당에 끼니를 구걸했다. 찾아가는 음식점마다 문전박대를 당하자 그는 화가 나 휘발유를 뿌려 불 질러 버리겠다는 생각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 '옛집 국수'에서 잔치국수와 김밥으로 참모들과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나 이 남성은 마지막으로 들른 ‘옛집 국수’에서 할머니가 외친 말 한 마디 때문에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이후 남성은 파라과이로 건너가 사업을 한다고 한다. 이 일화는 신문에도 실렸는데, 배씨는 기사를 오려 가게 내부 벽에 걸어놓았다.

배씨는 1981년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3남1녀 자식들을 키울 일이 막막해 국수집을 시작했다고 한다. ‘옛집 국수’의 국수는 한 그릇 값만 내면 두 그릇이고 세 그릇이고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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