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형, 저도 하려고 했어요" 박민우가 전한 '양의지 집합' 뒷이야기[스한 스틸컷] 

허행운 기자 입력 2022. 5. 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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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NC 다이노스 선수단 그리고 강인권(50) 감독 대행이 입을 모아 '원팀' NC가 되기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주중 3연전에서 양의지(35)가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을 모아놓고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장면이 중계에 잡힌 것도 그 맥락이다. 어엿한 팀의 고참라인으로 거듭난 박민우(29)도 이 장면을 잊지 않고 있었다.

박민우(왼쪽)와 양의지. ⓒNC 다이노스

NC는 지난 2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7-4로 승리했다.

5타수 4안타 3득점 1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친 박민우의 활약이 빛났다. 지난 2020년 9월 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무려 626일 만에 4안타 경기를 장식해내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승리 후 만난 박민우는 "이겨서 좋긴하다. 그런데 경기력이 계속 올라가야 하는데 잘 모르겠다. 야구가 어렵다"라며 미소지었다. 아무래도 침체돼있는 개인 성적과 팀 성적 모두가 그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었던 것이 컸다.

박민우는 "1군 복귀 시점에는 타격감이 좋았는데 잘 맞은 타구가 잡히고 하면서 흔들렸다"라며 "베테랑 선배님들도 아시겠지만 타율이 낮게 시작하면 어쩔 수 없이 조급해진다. 자꾸 볼에 손이나가고 카운트 불리해지고 하다보니 볼넷도 없어지고 내 타격을 못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 4일 코로나19방역수칙 위반으로 인한 징계를 모두 마치고 돌아왔지만 약 10일간 타율 1할대를 전전했다. 1할7푼1리에 머무르던 타율은 지난 14일 문학 SSG 랜더스전 3안타 경기를 시작으로 2할대로 점프했다. 이어 18일 창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1호포를 쏘아올린 데 이어 이날 4안타 경기로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의 타율은 2할5푼4리로 상승했다.

박민우는 "4안타 치긴 했는데 내일부터 갑자기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음을 비우고 예전 좋았던 모습을 찾도록 할 것"이라며 한 번의 활약에 들뜨지 않고 마음을 다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경기 내·외적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NC다. 밖에서 보기에 다소 침체될 수밖에 없는 팀 분위기일 것이라 짐작되지만 박민우의 생각은 다소 달랐다. 그는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지더라도 쉽게 지는 경기가 줄고 있다. 선수들도 따라가려는 의욕도 많아지다보니 이기는 경기도 많아졌다"라며 "경기력 더 올라오면 치고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이어 박민우는 "며칠 전 중계에도 나왔듯이 (양)의지형처럼 선수들을 하나로 모아야할 때, 쓴소리가 필요할 때 해주는 선배가 필요하다"라며 화제가 됐던 '양의지 집합' 장면을 떠올리기도 했다.

더그아웃에서 선수단을 모아 메시지를 전하는 포수 양의지. ⓒ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쳐

해당 장면은 지난 18일 창원 키움전에서 나왔다. NC가 3점차로 앞서던 6회초, 선발 투수 신민혁이 김웅빈의 2루타와 이주형의 내야안타에 1실점하며 5-3 추격을 허용했다. 리드하던 NC였지만 상대에 추격하는 점수를 내주면서 자칫 분위기를 잃을 수도 있던 상황. 양의지는 그 이닝을 마치고 난 후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을 소집했고 그 장면이 오롯이 방송 전파를 탔다.

무슨 말을 했는지는 중계에 전달되진 않았지만 양의지는 카리스마 있는 눈빛으로 후배들의 경각심을 주는 듯 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NC는 이어진 7회말에 무려 10점을 쓸어담으며 키움을 KO시켰다.

박민우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기고 있었는데 (신)민혁이가 조금 느슨해진 모습을 보였고, (양)의지형이 저한테 한 마디 하라고 했었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 "저한테 왜 (먼저) 얘기 안하냐고 하셨는데 저도 하려고 했다. 타이밍이 안 맞았던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원래 (신)민혁이가 던지고 있던 와중이라 (신)민혁이를 생각해서 끝나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양)의지형은 그냥 바로 얘기하시더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박민우가 직접 이야기를 꺼내진 않았지만 이주형의 내야 안타 장면에서 박민우의 수비 위치가 애초에 깊긴 했지만 '혹시 대쉬를 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았던 것도 사실. 아마 그 점을 박민우와 양의지 모두 느끼고 있었기에 두 선수가 그런 대화를 주고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NC 다이노스 양의지. ⓒ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쳐

박민우는 "쓴소리를 하는 선배도 필요하고 다독여주는 선배도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후배들이 선배들 잘 따르다보면 진짜로 팀이 하나가 돼가는 것 같다"라며 "지금 선수들이 그런 점에 있어서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첨언했다.

힘든 시기를 보냈던 NC지만 조금씩 제자리를 찾기 위해 선수단과 강인권 대행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현 위치가 우리가 있을 자리는 아니다"라고 입을 모아 말하는 NC가 더그아웃 리더들과 함께 분위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그들이 이 위기를 수습하고 기적같은 역전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까. 뜨거운 여름을 꿈꾸고 있는 NC의 앞으로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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