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웹툰 넘어 글로벌 IP 밸류체인 확대 '각축전' [IT돋보기]

윤선훈 입력 2022. 5.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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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유럽, 일본 등 곳곳서 경쟁..글로벌 콘텐츠 사업 선점 위한 '큰 그림'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북미, 일본, 유럽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웹툰·웹소설을 축으로 한 콘텐츠 사업 확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단순히 인기 웹툰·웹소설을 글로벌 연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토리 기반 지식재산권(IP) 밸류체인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유망 IP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전체적인 콘텐츠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가 깔려 있어 양사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美서 타파스·래디시 합친 카카오…역시 북미 점찍은 네이버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9일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운영사 타파스미디어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 운영사 래디시미디어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두 업체 모두 카카오엔터가 인수했던 곳으로, 카카오엔터는 양사 합병을 통해 양사가 그간 북미에서 쌓아온 스토리 IP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창출하고, 글로벌 성장 동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합병 방식은 래디쉬가 타파스를 흡수하는 형태이며 합병기일은 오는 8월1일이다. 새로운 합병 법인명은 추후 결정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타파스와 래디쉬의 전략적인 합병을 결정했다. 사진은 각 사 CI. [사진=카카오엔터]

카카오엔터는 양사의 합병으로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IP 역량을 결합하는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 래디시·타파스·우시아월드(래디시 인수 웹소설 플랫폼) 등 각 플랫폼들의 독자적 운영은 유지하되,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플랫폼들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IP를 활용해 웹툰·웹소설을 넘어 영화·드라마·오디오 콘텐츠·메타버스 등 여러 분야로 확장해 나가는 전략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엔터는 특히 래디시와 타파스의 합병으로 웹툰, 웹소설의 경계를 허물고 창작자들이 다채로운 IP를 창출할 발판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이미 '슈퍼 웹툰 프로젝트' 등으로 웹툰의 영상화를 수차례 시도해 온 카카오엔터는 북미에서도 이 같은 시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합병 법인이 공격적으로 선보일 IP들은 세계 최고의 콘텐츠 영향력을 자랑하는 북미 지역의 관련 산업과 만나 영상과 게임, 애니메이션 등으로 이어지며 무한한 IP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월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며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사진은 각 사 CI. [사진=네이버]

이 같은 카카오엔터의 행보로 북미 시장에서 네이버와의 콘텐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 웹툰 플랫폼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네이버는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규모 웹소설 플랫폼인 캐나다의 '왓패드'를 인수한 바 있다. 왓패드 인수로 네이버는 원천 IP 확보는 물론 이를 토대로 영상화를 추진할 강력한 우군도 얻었다. 지난해 6월 설립한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가 이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세워진 법인이다.

네이버는 또한 지난 4월 미국 내 웹툰 사업을 담당하는 웹툰엔터테인먼트에 약 4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0년 5월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웹툰 사업 전체를 총괄하도록 지배구조를 개편했고, 이후 북미 지역을 웹툰 사업 확대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021년 말 기준 미국에서 1천400만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를 보유하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처럼 네이버로서도 북미는 웹툰 시장의 핵심이니만큼 기존 시장 1위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카카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美는 물론 日·유럽서도 경쟁 확전

웹툰 시장이 성숙한 또 다른 지역으로 꼽히는 유럽과 일본에서도 양사의 콘텐츠 사업 선점을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

네이버웹툰은 올 상반기 내 프랑스에 유럽 총괄 법인 '웹툰EU(가칭)'를 설립한다. 유럽에 글로벌 사업 거점을 설립하면서 유럽 시장에서 현지 1위인 네이버웹툰의 입지를 더욱 굳히겠다는 각오다. 유럽 총괄 법인이 설립되면 네이버는 현지 연재 작품 수를 더욱 확대하고 창작자 발굴도 강화해 유럽 웹툰 생태계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프랑스어 플랫폼에 약 200개, 독일어 플랫폼에 100여개의 작품을 추가해 콘텐츠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 한국,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서비스에서 검증된 작품들을 추가한다.

이는 최근 프랑스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되기도 한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3월 프랑스에서 '픽코마'라는 이름으로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픽코마는 프랑스에서 한국와 일본에서 검증된 스토리 IP를 바탕으로 이용자 지표가 상승하며, 당초 예상한 실적 목표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픽코마가 특히 일본에서 현지 웹툰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카카오는 프랑스에도 일본에서의 성공을 이어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상당 부분 웹툰 서비스가 안착한 일본에서는 양사가 콘텐츠 시장 전반을 공략하기 위한 파트너십과 사업 확장 등을 공세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일본 지상파 방송국 TBS, 일본 웹툰 제작사 샤인 파트너스와 함께 웹툰 스튜디오 합작법인 '스튜디오 툰'을 설립한다. 법인 설립 지역은 한국이지만 IP를 발굴한 뒤 TBS를 중심으로 이를 선별해 영상화, 일본 콘텐츠 시장에 선보인다는 점에서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의도가 짙다.

이와 함께 네이버웹툰의 일본 계열사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는 상반기 내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과 함께 합작법인 '스튜디오드래곤 재팬'을 일본에 설립할 예정이다. 현지에서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현지 시장을 겨냥한 영상 제작을 하는 방식이다. 두 합작법인 모두 웹툰-영상으로 이어지는 IP 벨류체인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일본의 전자책 전문 업체인 '이북이니셔티브재팬' 인수를 최근 마무리하기도 했다.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가 이북이니셔티브재팬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북재팬은 일본 최대의 전자책 플랫폼으로 이 중 만화 콘텐츠 거래액 비율이 95%에 달한다. 여기서 확보한 IP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웹툰의 영상화를 시도할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픽코마의 경우 지난 4월 암호화폐 거래소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의 지분을 절반 이상 인수해 주목받았다. 해당 거래소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카카오픽코마는 이번 출자를 계기로 암호화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 이코노미 시스템을 구축, 웹 3.0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픽코마에 블록체인 등의 서비스가 접목,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카오픽코마는 상반기 중 일본에서 디지털 출판 플랫폼 '픽코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픽코버스는 일본 출판사들이 각자의 채널을 운영하며 미리보기 서비스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픽코버스가 활성화된다면 일본 내 만화 거래액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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