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경천사지10층석탑 보자 '놀라와'

이한나 입력 2022. 5. 2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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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경천사지 10층 석탑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Surprised(놀랍다)"

한국을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저녁 환영만찬을 앞두고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중앙홀에 서있는 국보 경천사지 10층 석탑을 보며 감탄했다. 영어로 한국을 뜻하는 Korea가 고려시대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하니 고려시대가 얼마나 오래됐나 묻기도 했다.

이 석탑은 고려 충목왕 4년(1348년)에 개성 경천사에 지었던 것으로 한국에서는 희소한 대리석으로 만들었다. 원나라 양식을 도입해 상당히 화려한 장식이 특징이다. 일제시대때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10년만에 반환됐고 1960년 경복궁 뜰에 이전됐다가 부식된 석탑 복원을 마친후 국립중앙박물관에 안착한 국가유산이다.

마찬가지로 고려시대(1058년) 만들어진 청녕 4년명 범종 앞에 서자 중앙박물관 관계자가 "범종의 종소리가 맑고 깊다"며 "중생을 교화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설명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도 사찰이 있어 종 소리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며 호응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때 부통령도 지냈고 상원 외교위원장을 지내 국제 정치에 밝은 편이다.

고려시대 1058년경 제작된 청녕 4년명 범종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문화외교가 통했다. 1776년 독립국이 된 미국 역사와 비교할 때 한국은 무려 1600년전 화려한 금관을 제작할 정도로 문화적 강국이었음을 일깨우는 기회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라실에 마련된 황남대총 북분에서 출토된 신라시대 금관과 금허리띠(국보)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4세기 말에서 5세기 초중반 신라 마립간 시대 제작된것으로 추정되는 이 금관은 정면 나뭇가지 모양에 측면 사슴뿔 장식이 화려하게 달린 신라시대 금관의 대표작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금관은 머리에 썼을 수도 있으나, 일종의 데드마스크처럼 얼굴을 가릴 수도 있었다고 추정했다.

박물관 측은 당초 지난해 신설돼 관람객들 반응이 뜨거운 반가사유상 특별전시실 '사유의방'에 초대하려 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인데다 경호가 어렵다는 이유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물관 문화 유산 훼손 등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실제 유물 전시실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박물관 입구 으뜸홀에 만찬장이 마련된 것도 이유였다. 이 공간은 박물관 개관때 노무현 대통령이 음악회를 열었고, 이명박 대통령이 재임하던 지난 2010년 G20 정상회의때 만찬장으로 쓰인 적이 있다.

황남대총 북분 금관(국보 191호) <사진제공=연합뉴스>
다만 보안상 이유 등으로 국빈 만찬장소가 임박하게 결정됐고, 일부 전시실이 임시휴관되는 내용이 불과 사흘 전에 대중에 고지되는 바람에 기존에 21일 전시를 예약했던 관람객들 불만이 터지기도 했다. 박물관 측은 이건희 컬렉션 전시 등 다른 날짜로 변경해주는 조치를 취했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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