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Made in USA' 전기차로 미국 공략한다

고영득 기자 2022. 5. 2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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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이 6조3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첫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짓는다.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즉각 대응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현지 생산 거점을 구축해 자동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의 전기차 공장은 조지아주 서배너 항구 인근 브라이언 카운티 지역에 들어선다. 1183만㎡(약 358만평) 부지에 연간 생산량 30만대 규모로 지어진다. 내년 착공해 2025년 상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현지 생산의 첫발을 내딛은 2005년 앨라배마 공장 가동 이후 20년 만에 순수 전기차만을 생산하는 완성차 공장을 확충하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외 공장에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전동화 라인은 갖췄으나 전기차 전용 공장은 아직 없다.

전기차 공장 건설 예정 부지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간) 열린 조지아주와의 투자 협약식에 영상으로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조지아 공장은 미국 고객을 위한 혁신적인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조 혁신 기술과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스마트 공장으로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달성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지사는 “주 역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라며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제공과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오른쪽)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지사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 부지에서 투자협약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경향신문 그래픽


전기차 공장은 조지아주의 기아 공장과 400㎞ 떨어져 있어 현대차 앨라배마주 공장과 함께 부품 협력사 및 물류 시스템을 공유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의 안정적인 조달이 가능하도록 배터리 업체와 제휴해 배터리셀 공장을 전기차 공장 인근에 짓기로 했다. 조지아주에는 SK온의 배터리 생산 공장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공장 설립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추후 확정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하는 건 미국 정부가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각종 혜택을 주는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0월부터는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완성차의 현지 생산 부품 비율을 현재 55%에서 60%로 상향 조정한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현지 생산을 늘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에 따라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75만대 규모에서 2025년 203만대, 2030년에는 602만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미국에서 84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1만959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전기차 생산 거점이 국내 생산 증가와 부품산업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해외 생산이 국내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공장 가동 후 현대차·기아의 국내 생산과 수출액, 고용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설립은 미국의 신규 수요 창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전기차 생산 물량의 이관은 없으며 국내 공장은 전기차 핵심 기지로서 역할을 지속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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