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바이든 만찬에 '전두환 아들' 와인.."부끄러운 일"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환영 만찬에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 삼남인 재만 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와인이 올랐다.
이를 두고 박영훈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은 22일 페이스북에 “과거 ‘전두환에게 김대중·김영삼 탄압 말라’고 편지 쓴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두환 아들이 만든 만찬주를 올린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어제 한미 정상회담 만찬 테이블에는 만찬주로 ‘바소(VASO)’가 올라왔다. 바소를 만드는 다나 에스테이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만 씨와 그의 장인 이희상 전 동아원 회장이 함께 운영하는 곳”이라고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36년 전인 1986년 미 상원의원 시절 전두환 대통령에게 ‘한국의 많은 정치범들이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은 채 구금돼 있다는 데 대한 우려’를 전하며 ‘탄압이 김대중과 김영삼 등 야당 지도자들에 대한 억압을 강화하는 형태로 이뤄진다는 사실이 당신 정부가 한 민주화 약속의 진실성에 심각한 의문을 갖게 한다’라며 탄압을 멈출 것을 요청한 과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40대이던 1980년대부터 전두환 씨에게 서신을 보내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야당 지도부에 대한 탄압에 우려를 표했다.
1987년 6·29 선언 직후엔,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의 보좌관이 김대중 자택을 찾은 뒤 편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실이 밝힌 와인 선정 이유에 대해서도 “방한을 한 외교 관계자 누구도 협력을 기원하는 만찬에서 민주주의를 탄압했던 독재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이 만든 와인을 원하지는 않았을 거다”라고 했다.
앞서 대통령 대변인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바소는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만찬주였으며, 공식 만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의미”라며 “양국 특색을 느낄 수 있는 주류를 (건배주와 만찬주로) 선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나파밸리 와인 중에서도 한국인인 전재만 씨와 이희상 전 회장이 만든 바소이기 때문에 골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오후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전두환 아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안 의원은 2017년 5월 2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서울 G20 정상회담과 재무장관 만찬에서 건배 와인으로 쓰인 바소를 언급하며 “전재만 씨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와이너리(와인 공장)와 포도밭, 어마어마하게 비싼 저택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처음에는 본인의 재산이 아니고 장인의 재산이라 했는데 계약서를 보니 장인과 전 씨의 공동명의로 돼있었다”고 했다.
그는 “(전재만 씨의 재산은) 자기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재산이고 아버지 전두환의 재산은 불법 취득한 재산일 텐데 이걸 우리가 눈뜨고도 환수하지 못한다는 것은 법의 맹점”이라며 “전두환 씨의 삼남인 전재만 씨의 재산을 환수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두환 씨는 추징금 2205억 원 중 43%인 956억 원을 미납한 채 사망했다. 그러나 전 씨 유산의 단독 상속자인 부인 이순자 씨는 추징금에 대한 책임을 피하게 됐다. 채무와 달리 벌금이나 추징금은 상속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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