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보따리' 안고 떠난 바이든..尹 정부는 무엇을 얻었나

박성의 기자 2022. 5. 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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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50억 달러 추가 美투자 발표..전경련 "글로벌 협력 영역 확장"
尹 정부 얻은 것 없다 비판도..野 "외화내빈 회담..중국 후폭풍 우려"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박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22일 오후 경기 평택시 오산 미군기지를 통해 일본으로 출발했다. 한‧미 정상이 향후 경제 협력 확대를 약속하면서 국내 재계는 반색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방한 기간 국내 대기업들로부터 추가 투자 등을 약속받으면서 경제적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정상회담으로 대중 무역 환경이 악화될 것을 우려, 윤석열 정부가 '얻은 것' 보다 '잃은 것'이 많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1월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첫 번째 행선지로 일본이 아닌 한국을 택하며 주목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파격 행보에 국내 기업들은 '조 단위 투자'로 화답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22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한 자리에서 미국에 2025년까지 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50억 달러(약 6조3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밝힌 추가 투자 분야는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이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전날 발표한 약 55억 달러를 더해 미국에 100억 달러 이상의 신규 투자를 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전날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을 설립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소중한 고객에게 혁신적인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세계 탄소중립 노력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또 2030년까지 무공해차 판매를 40∼50%로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를 달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대미 추가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은 이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왕윤종 경제안보비서관은 21일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반도체 영역에서는 삼성이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면서 "미국이 강점을 지닌 부분은 반도체 장비인데 램 리서치나 듀폰 같은 회사가 많은 관심을 두고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도 태양광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동관 사장은 21일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양국 국민에게 양질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탄소 발자국이 낮고 투명성이 보장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양국의 경제·기술 동맹을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2019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돌턴시에서 미국 내 최대규모인 1.7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가동 중이다. 최근 미국에 약 2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1.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재계는 일제히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미 경제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호평을 내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정상회담 기자회견 직후 논평을 내고 "금번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 관계를 전통적 안보동맹에서 미래지향적 경제안보동맹으로 한층 격상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한국무역협회 또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이 심도 있고 포괄적인 전략적 관계로 성숙한 한‧미동맹을 확인하고, 상호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한 데 대해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반도체, 배터리, 원자력, 우주개발, 사이버 등 새로운 산업분야에서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한‧미 동맹이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고 안보, 경제, 공급망을 망라한 글로벌 동맹인 포괄적인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것에 대해 적극 환영을 표한다"는 논평을 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가 얻어낸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미국과의 동맹을 공고히한 만큼 대중 관계는 숙제로 남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 2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가 확장시킨 한‧미동맹을 계승·발전하고자 한 것으로 보여 다행스럽다"면서도 "한‧미 상회담의 가시적 성과가 명확치 않아서 윤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외화내빈에 그쳤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는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해온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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