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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펌업계 첫 '기업형 벤처캐피털' 전문팀 꾸린 법무법인 화우.. "해외투자 비율 과감히 풀어야"

김종용 기자 입력 2022. 05. 23. 06:00 수정 2022. 05. 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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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CVC 설립에 박차.. 벤처업계 훈풍
"로펌들이 '투자 받는 기업' 노릴 때, '투자하는 기업' 공략
해외투자·부채 및 외부자금 출자 제한 등 규제 완화해야
법무법인 화우 기업형 벤처캐피털(CVC)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정석 변호사(왼쪽 아래)는 20일 조선비즈와 만나 CVC 시장의 현 주소와 법적 이슈 등을 설명했다. /김지호 기자

‘GS, CJ, LX, LG, 현대코퍼레이션, 롯데, 효성…’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대기업들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벤처캐피털(VC)은 유망 벤처기업에 자금을 투자하고 종합적인 지원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투자금을 회수, 수익을 추구하는 금융회사를 말한다. 기존에는 ‘금산분리 규제’로 금융회사의 일종인 CVC를 설립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작년 12월 일반 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벤처업계에 훈풍이 불게 됐다. 지난 3월 동원그룹이 일반 지주회사로는 처음으로 CVC 설립 및 등록을 완료하고 벤처 투자를 시작했다. GS그룹도 ‘GS벤처스’를 설립하고 금융당국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이 CVC 설립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무법인 화우가 로펌업계 최초로 ‘CVC 컨설팅팀’을 조직했다. 벤처캐피털에 대한 대기업들의 관심이 커지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화우 CVC 컨설팅팀은 기업의 벤처 투자와 관련된 모든 법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특히 자금회수(Exit)를 위한 기업공개(IPO), 구주매각, 인수합병(M&A) 등 출구 전략까지도 자문을 진행한다.

지난 20일 CVC 컨설팅팀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홍정석 변호사를 만나 국내 CVC 시장의 전망과 한계, 한국형 CVC를 위한 기업의 전략, 법적 이슈 및 주요 분쟁 사례에 대해 들어봤다.

다른 로펌보다 한발 앞서 출범했다.

홍=공정거래법 개정 당시 CVC 시장의 활성화는 당연한 것이었다. 다른 로펌들이 ‘투자를 받는 쪽’에 집중하기 위해 판교에 진출할 때 우리는 투자를 받는 쪽보다 ‘투자를 하는 쪽’의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단순히 벤처 회사에 대한 자문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 조세, M&A, IPO 등을 포괄하는 전문가들을 모아 CVC 투자 컨설팅이라는 팀을 구성했다. 다른 로펌이 벤처 회사에 자문을 제공하기 위해 움직일 때 해당 회사에 투자하는 대기업 지주회사를 노린 전략을 구상한 것이다.

어떤 업무를 하나.

홍=회사법적 관점에서의 자문 뿐만 아니라 벤처투자기구 결성 자문 및 대행 업무, 투자 대상 회사에 대한 법률 실사, 투자계약서 작성 및 협상 대리, 정부 인허가 관련 업무, 신주 발행 및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금융당국 신고 절차까지 CVC 설립과 운영에 관한 모든 업무를 담당한다. CVC를 운영하다 보면 조세 문제도 발생하고, M&A, 근로 계약이나 성과급 관련한 노동 문제도 이슈가 된다. 우리 팀은 이런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CVC 투자 컨설팅을 통해 처음부터 인연을 맺고 그 회사가 성장하면서 팀도 같이 성장한다는 것이 우리의 모델이다.

금융감독원에서 10년 이상 재직한 이명수 경영담당변호사가 팀을 이끈다. 신산업 관련 분야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홍 변호사가 총괄 보좌와 마케팅을 담당하고, 김상만 변호사가 M&A와 IPO 업무를 책임진다. 이외에도 주민석·강영민·이영창·윤정규·강성구·김희원 변호사가 팀원으로 실무를 담당한다.

어떤 법적 이슈가 있을까.

홍=CVC는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이중 규제를 받는다. 다른 금융회사에 비해 한 단계 더 제재를 받는 구조다. 문제는 공정거래법상 투자의 범위가 굉장히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해외 투자는 총 자산의 20%, 부채 비율은 자기자본의 200% 내외로 제한하고 외부자금은 펀드 조성금액의 최대 40% 내에서만 허용한다. 지주회사에서 자기 돈을 태워서 투자를 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얼마나 투자 효과가 발생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다. 이것이 제일 중요한 법적 이슈다.

외부 자금 투자나 해외 투자를 제한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홍=기업은 더 많은 영역에 투자하기 위해 자기 자금을 최소화하면서 다른 투자자들의 자금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구조가 불가능하다 보니 ‘리스크 테이킹(risk-taking·위험 회피)’이 전혀 안 되는 상황이다. 기업이 이런 위험을 다 떠안아야 하는 구조가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기업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벤처를 발견해서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싶은데도, 범위를 제한하니까 그만한 성과를 거둘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또 해외 투자를 제한하면 우리나라의 젊은 사업가가 해외에서 창업한 기업에 투자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 대한 투자가 막히는 문제도 있다.

CVC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홍=첫 번째는 해외 투자 비율과 부채 비율 등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된다고 본다. 이러한 규제가 만들어진 이유는 우리나라 재벌들의 내부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명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매년 공정위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당국이 다 들여다볼 수 있다. 투자 비율을 제한한다고 해서 제재의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모든 규제를 다 풀어준 다음, 활동 내역 등을 성실히 신고하는 게 효과적이다.

두 번째는 민간 기업에만 CVC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도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지주회사가 CVC를 만들면 투자할 기업을 찾아야 하는데 하나의 기업이 모든 것을 전부 하기는 어렵다. 정부가 투자 대상 회사의 풀을 파악하고 그 정보를 알려줘서 두 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는 이미 CVC 시장이 활성화됐다. 주요 분쟁 사례가 있나.

홍=심사역에 대한 보수 문제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분쟁 사례 중 하나다. 심사역들은 성장 가치가 있는 회사를 찾아 투자를 심사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하는데, 보수 규정에 대한 계약을 잘못하게 되면 추후 이들에 대한 보수 지급 과정에서 반드시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

심사역은 ‘내가 잘해서 이 정도는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회사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리스크를 다 떠안고 투자를 했는데 오히려 심사역들에게 돈이 다 가는 상황을 주저한다. 이는 해외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문제다.

그 다음은 출구 전략이다. 출구 전략을 얼마나 잘 짜느냐에 따라 성과가 커지는데, 여기서 허점이 생기면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게 된다.

한국형 CVC의 모습은 어떨까.

홍=미국이나 유럽 등의 CVC는 플랫폼과 IT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외의 CVC 투자 형태를 따라가기보다 본인 고유의 영역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본인 사업과 관계없는 분야에 대해 투자를 하면서 과실을 얻으려고 하면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특히 대기업 구조에서는 의사 결정이 느리고, 창의성이 떨어지는데 그런 단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CVC의 역할을 잡아야 한다. 현재 기업 내에는 사내 벤처 동아리 등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CVC는 독립된 회사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신사업 연구소 역할도 가능할 것 같다.

어려운 점이 있다면.

홍=사람을 찾는 데서 가장 먼저 애로사항이 발생한다. 일반 지주회사의 CVC 보유가 허용된 이후 이 시장에 진출하려는 회사들의 특징은 계열사 어느 곳에도 금융회사가 없다는 점이다. 금융회사에 대한 특성이나 요건 등을 아는 사람이 회사 내에 전무하다.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를 하나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새롭게 세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필요하다고 많은 인력을 막 채용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도 발생한다.

두 번째는 계열사들로부터 자금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설득하는 문제가 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나 미국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면서 투자가 위축되는데 자금이 꾸준하게 투입돼야 CVC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또 대기업을 운영하는 분들은 CVC 분야가 생소하기 때문에 의사 결정이 느리다는 문제도 발생한다.

CVC 시장의 향후 전망은?

홍=국내 일반 지주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55조원에 육박한다. 지주회사는 사업을 못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CVC가 그 물꼬를 터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전에는 대기업들이 벤처 회사에 투자를 하고 과실을 얻으려는 생각이 거의 없었는데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현 정부에서 규제를 풀어주고 시장을 활성화하게 되면 다른 기업들도 참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가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A 회사는 CVC에 관심이 없다고 하면, 주주나 외부 투자자에게는 ‘저 회사는 성장 가능성이 없는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될 수 있다.

CVC는 투자를 진행하고 성과를 거두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우리 기업의 임원이나 대표이사들의 임기는 길어야 2~3년이다. 이 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참 어렵다. 그러니까 지주회사를 운영하는 오너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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