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직격 야구] 프로야구 출범 초대 감독님들을 기억하자!

김수인 2022. 5. 2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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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물을 마실 때는 우물을 판 사람을 기억하라 했다.

하지만 초창기 6개팀 감독들의 공로를 기억해주는 야구인(KBO및 구단관계자 포함)및 팬들은 거의 없다.

세 감독뿐 아니라 프로야구 초창기멤버로 이런 저런 사유로 불우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전(前) 코치와 선수들의 근황도 한번쯤은 관심을 기울여 볼만하다.

전 사장의 경남고 재학 시절(1970~1972) 어 감독이 야구팀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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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덕 전 빙그레 이글스 감독이 2012년 프로야구 올스타전 때 시구를 하고 있다.

우물물을 마실 때는 우물을 판 사람을 기억하라 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기념해 '레전드 40인'을 뽑는 등 다채로운 행사를 KBO 주관으로 펼치고 있다. 하지만 초창기 6개팀 감독들의 공로를 기억해주는 야구인(KBO및 구단관계자 포함)및 팬들은 거의 없다.

6개팀 초대 감독중 세분이 별세했다. 서영무(삼성, 1934~1987), 김동엽(해태, 1938~1997), 박현식(삼미, 1928~2005)은 이제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생존해 계시는 김영덕(OB·86), 박영길(롯데·81), 백인천 감독(MBC·79)은 질환이 있고 연로한 탓에 거동이 힘든 형편이다.

그런데도 KBO 및 구단 관계자들이 이분들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 지난 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김영덕 감독 등 세 감독에게서 지도를 받았던 현역 감독과 코치들이 '야구 스승'을 찾아 뵀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역대 총재들이 원로 야구인들을 보살피지 않은 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직접적인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구연 총재는 최초의 경기인 출신 총재로 세 감독과 인연이 많은 만큼 취임하자마자 방문하는 게 도리였지 않았을까.

허 총재는 3월 29일 취임후 휴일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서울-부산 광역시장, 국회의원을 만나 야구 인프라 확대를 심도있게 협의했다. 1,2군 경기 현장은 물론 리틀 야구와 탈북민 유소년야구까지 챙기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스승격인 세 감독을 찾아뵀다면 훈훈한 미담(美談)이 됐을 것이다.

세 감독뿐 아니라 프로야구 초창기멤버로 이런 저런 사유로 불우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전(前) 코치와 선수들의 근황도 한번쯤은 관심을 기울여 볼만하다. 생존해 계시는 역대 사령탑 중 최고령은 어우홍 감독(91·롯데-MBC)이다. 그는 지난 4월 24일 잠실 두산-LG전을 관람했다. KBO 원로 자문위원이어서 코로나가 진정세를 보이자 3년 만에 경기장을 찾은 것.

어우홍 전 롯데 감독이 지난 2018년 SK-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시구를 마친 뒤 두산 포수 양의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어 전 감독은 198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아 결승에서 일본을 꺾어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줬다  

어 감독의 방문 소식을 미리 들은 허구연 총재와 두산, LG 관계자들이 야구장 입구에서 영접했다. 그러나 7회를 마치고 귀가하실 때까지 어 감독 자리로 와서 인사를 하거나 잠시 환담을 나눈 관계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LG 사장이 인사를 안한 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어 감독은 LG 전신인 MBC 청룡 감독을 1984~85년 지냈지만 개인적인 친분이 전혀 없으니 어 감독에게 별도 인사를 드리는 건 어색했을 수가 있다. 하지만 두산 전 풍 사장은 찾아 뵀어야 했다.

전 사장의 경남고 재학 시절(1970~1972) 어 감독이 야구팀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50년 전 학창시절 감독이었다면 잠시라도 자리를 찾아 옛날 이야기를 나눴어야 하지 않았을까.

마침 그날 야구장을 찾은 필자가 옆자리에서 두시간 반 동안 내내 말동무를 해드렸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어 감독을 찾지 않은 걸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다(허구연 총재는 그날 잠실구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례적으로 7회까지 관람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바람에 어 감독을 찾아 뵐 수 없었음).

어 감독은 떠나시면서 다소 섭섭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 기자가 아니었으면 나혼자 뻘줌하게 야구볼 뻔 했네. 내가 아니라도 수입이 전혀 없는 원로 야구인이 야구장을 방문하면 소액의 거마비라도 주는 게 공로자에 대한 조그마한 예우일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필자가 용돈을 드리면 안 받으실 것 같아 승용차가 주차된 곳까지 가서 배웅하는 걸로 예의를 다했다(분당에 거주하시는데 연로하신 탓에 지하철이나 버스를 환승할 수 없어 손수 운전하심). 본지 객원기자

 

스포츠한국 김수인 si8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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