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바이든이 방한 중에도 챙겼다..美 공군 '분유 공수 작전'

홍석우 2022. 5. 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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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도중에도 직접 챙긴 게 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냐고요?

물론 반도체도 맞지만, 다름 아닌 아기용 '분유'입니다.

이 분유 때문에 요즘 미국이 난리라고 하는데요.

사상 초유의 '분유 대란' <글로벌 ET>에서 살펴봅니다.

홍석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중에 '반도체'를 직접 챙겼잖아요.

그런데 트위터를 보니 "분유 왔다" 이런 글이 있더라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와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도 가고, 한·미 정상회담도 했죠.

그런데 그 와중에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방금 분유 공수에 관한 최신 정보를 입수했다.", "첫 선적분이 곧 유럽에서 미국으로 도착할 것"이라고요.

그러고 나서 이틀 후 바이든 대통령은 "분유 왔다" 이렇게 소식을 전했는데요.

미 백악관은 앞으로 일주일 내에 분유 150만 개가 공수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분유 수송이라 그랬는데, 영상을 보니 군인들이네요?

[기자]

네, 한시가 급한데 주말이다 보니 민간 화물기 동원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 공군이 나선 건데요.

수송 작전명까지 있습니다.

'플라이 포뮬러' (Operation Fly Formula). 말 그대로 '분유 수송 대작전'입니다.

독일에서 약 3만 5천kg(킬로그램)의 분유가 긴급 공수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분유 때문에, '국방물자생산법'까지 발동한 상황인데요.

이게 뭐냐면, 1950년 한국전쟁 때 지원을 위해 만든 법인데, 미국 기업들로 하여금 의무적으로 분유 생산하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상황이 사실상 전시와 같다는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은 지금 사상 초유의 '분유 대란'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가게마다 판매대는 텅 비었고, 온라인에서도 '주문 불가'가 된 지 오래입니다.

한 사람당 구매 제한을 두고 있긴 한데 이미 미국 전역에서 유통되는 분유 제품의 약 45%가 품절 상태거든요.

가게 2곳 중 1곳은 '분유가 없다'는 얘깁니다.

분유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아기 엄마들의 호소도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습니다.

["큰일입니다. 분유가 없어요."]

[다이애나 토레스/생후 5개월 아기 엄마 : "매일 걱정이죠. 분유가 떨어지면 어떻게 하죠?"]

[앵커]

우리 교민들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텐데,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에서, 아이들을 먹일 분유가 없다니요?

[기자]

네, 일반 분유는 당연하고, 희귀 질환 유아용 '특수 분유'조차 제대로 공급이 안 되고 있답니다.

일반 유제품에 함유된 단백질을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 '특수 분유'를 먹여야 하는데 이 '특수 분유'도 없는 겁니다.

이러다 보니 급기야 아이들이 병원에 실려 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마크 코킨스/소아과 전문의 : "소화기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일반 분유를 먹을 수 없습니다. 탈수 증상에 시달리고 성장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도대체 분유가 부족해진 원인이 뭔가요?

[기자]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데요.

미국은 국내 소비용 분유의 98%를 자국 내에서 생산해왔습니다.

여기 두 업체가 유아용 분유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1위 기업인 애보트사에서 제조·판매한 분유를 먹은 아이 두 명이 숨지는 일이 일어난 겁니다.

세균 감염이 원인으로 추정됐는데, 미국 식품의약국 FDA는 즉시 공장 가동을 중단시켰습니다.

벌써 석 달째 가동이 멈춰 있는데요.

문을 닫은 공장이 하필이면, 애보트사가 납품하는 분유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코로나로 외국 분유 공급망 상황도 좋지 않은데, 미국 내 업체 공급까지 끊어지면서 초유의 분유 대란으로 이어진 겁니다.

[앵커]

그런데 공군이 매번 날아갈 수는 없을 거잖아요?

언제쯤 정상화될까요?

[기자]

문제는 시간입니다.

미국 내 분유 업체들이 이미 24시간 풀가동에 들어갔고, 폐쇄된 애보트사 공장도 FDA 승인을 받아 곧 가동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생산된 분유 제품이 마트 진열대에 깔리기까지는 최대 8주가 걸릴 거란 전망인데요.

즉, 두 달을 더 버텨야 한다는 겁니다.

가격도 문제인데요.

최근 인플레이션까지 더해 분윳값이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미국 가정의 평균 분윳값이 보통 첫 돌 때까지 1,500달러(190만 원) 정도가 든다고 하는데, 온라인에선 일부 분유 제품 1통 가격이 120달러(15만 원)까지 올랐다고 하니, 부담이 만만치 않죠.

게다가 유제품 가격의 상승으로 분윳값은 계속 오를 거란 전망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의 우유 평균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38% 급등했고, 소매가격 역시 15% 올랐습니다.

이렇게 분윳값이 오르면, 특히 저소득 가구에 큰 부담이 되겠죠?

초유의 분유 부족 사태는 11월 중간선거 앞둔 미국 정치권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이 처음으로 40% 아래로 내려갔다고 합니다.

[앵커]

인플레이션에 '분유 대란'까지 영향을 줬나 보군요.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와중에도 챙길만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홍석우 기자 (muse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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