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계양을..국민의힘 '이재명 때리기' 총력
최근 여론조사서 윤형선 후보 선전
인지도→이익..유권자 투표 패턴 변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초박빙 판세를 기록하고 있다. 애초 계양을 지역은 '다윗과 골리앗' 싸움으로 평가되며 이 후보 완벽한 독주가 예상됐으나, 국민의힘의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윤 후보가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인지도·명망 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투표하던 유권자들의 투표 패턴 역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에 고무된 국민의힘은 '이재명 때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 한 국민의힘 지도부 뿐 아니라,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안철수 경기 분당갑 보궐선거 후보까지 나서 이 후보 '계양 무연고'를 비판하며 윤 후보에게 힘을 싣고 있다.
이준석·안철수·정진석 등 '계양' 총출동
23일 오후 윤 후보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계양구를 찾은 국민의힘 인사들은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조수진·배현진 최고의원이었다. 그동안 계양구에는 이준석 대표, 정미경 최고위원, 김기현 의원, 나경원·윤희숙 전 의원 등이 다녀갔다. 전날 오후에는 안철수 후보도 방문해 윤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계양에 연고가 없다는 점을 연일 지적하며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 부의장 이날 계양역 유세에서 "계양 땅을 밟아본 적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대통령 선거에서 패하자마자 와서 표를 달라고 하고 있다"며 "이는 유권자·주권자인 계양 주민들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고 직격했다.
이어 "그는 희대의 개발 비리인 대장동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라며 "대장동이 치적 사업이라면 분당에 가서 안철수 후보와 당당히 붙으면 되지 왜 연고도 없는 계양에 나왔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오후 주말 마지막 유세 일정으로 계양구를 찾은 안 후보도 윤 후보와 김찬진 동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며 이재명 후보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안 후보는 이 후보가 정치적 연고가 없는 계양을에 출마한 것을 두고 "정치에는 연고가 중요하다"고 비판하며 "우리 윤형선 후보는 사반세기, 25년동안 이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봉사한 일꾼"이라고 한껏 추켜세웠다.
이준석 대표도 이재명 후보가 지난 21일 경기 성남시를 찾아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지원유세에서 "이재명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성남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한 것에 대해 "그렇게 성남이 좋으면 분당갑에 출마했어야지요"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차 말씀드리지만 이 분 제정신이 아니다. 분당 버리고 계양으로 나갔으면 계양 이야기 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지지율 급락...저도 예외 아냐"
최근 초접전을 보이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발표되자 이 후보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추도식을 맞아 부산·울산·경남 일대를 지원하러 왔다"며 "이제 수도권과 계양 지역구, 인천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우리 후보들이 전체적으로 어려운데 저라고 예외는 아닌 것 같다"고 낮은 자세를 보였다.
모노리서치가 경인일보 의뢰로 20~21일 인천 계양을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윤 후보의 지지율은 46.9%였고 이 후보는 46.6%로 집계됐다. 이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한국정치조사협회연구소가 기호일보 의뢰로 20~21일 인천 계양을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윤 후보 지지율은 47.9%, 이 후보 47.4%로 오차범위(±4.4%p) 이내 초박빙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계양을 승리 기대감 '솔솔'
국민의힘에서는 윤 후보 승리를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계양에서 오랫동안 의사로 일하며 주민들과 유대감을 형성해 왔고, 윤 후보가 그동안 선거에서 세 번 패배한 경험이 있는 만큼 '떨어진 사람의 구력'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 후보가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내상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대선주자였던 이재명 후보가 정치신인인 윤형선 후보에게 진다면, 혹은 확실한 격차로 이기지 못한다면 후폭풍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후보가 예상과 달리 고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유권자들의 투표패턴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과거 유권자들은 인지도와 정치적 중량감 등으로 후보를 뽑았다면, 이제는 자신의 이익을 중심으로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 지역에 오래 살았고, 잘 아는 후보들에 대한 선호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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