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대선 후보의 정치 행보 역풍 맞나 [정기수 칼럼]

데스크 2022. 5. 24.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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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연고 없는 방탄 보선 출마에 봉변과 추태로 점철
한동훈 청문회 코미디, 발목 잡기 여론 악화가 기름 부어
윤석열은 세계로 향하고 이재명은 동네에서 티격태격
흥해도 망해도 독(毒)인 李, 민주당에 계륵보다 못한 존재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스테인리스 그릇을 던진 6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사진은 그릇이 날아온 뒤 쳐다보는 이재명 후보.ⓒ연합뉴스

이재명의 인천 계양 을(乙) 지지율 변화가 흥미진진하다.


국민의힘 후보인 이 지역 토박이 내과의사 윤형선에 9.9% 포인트 차로 ‘겨우 이긴다’는 여론조사가 나온 지 단 며칠 만에 3.7% 포인트 차로 역전돼 ‘떨어질 수도 있다’는 조사가 나와 구경꾼들의 눈과 귀가 바빠지고 있다.


후자의 역전 여론조사 기관의 실소유주가 유명 좌파 인사이고, 조사 응답자 880명 중 약 60%를 50대 이상에 집중한 과대 표집 문제도 보도되긴 했다. 이재명에게 불리한 결과를 선제 ‘조작’, 실제 투표일에는 20~40대 진보좌파 지지자들이 총결집하도록 한 의도였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의심이다. 50대는 친(親) 민주당이지만, 60대 이상은 압도적으로 친 보수당이다. 60대 이상이라면 60~80대일 것이므로 50대보다 수가 2~3배 많고, 그 사람들 표심은 반(反) 이재명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불과 두 달 전 대선 후보였던 ‘거물’이, 민주당 텃밭에서, 이런 정도의 과대 표집에 의해 낙선이 예상되는 저조한 지지율을 보였다는 것은 분명히 하나의 추세로 봐야 한다. 3.7%P 차 이후 1%P 이하 차이긴 해도 그가 진다는 여론조사 2개가 그 뒤로 더 나왔다. 민심이 그에게 싸늘한 쪽으로 변하고 있다.


이유는 ‘거물’ 이재명 본인에게 있다. 대선 패배 두 달도 안 돼 자숙(自肅)이란 말이 무색해지는 국회의원 보선 출마를 하면서 명분도 연고도 없는 곳을 골랐다. 자기가 시장을 지냈고, 현재 살고 있는 분당 갑을 피해서다.


수사 회피, 불체포 특권 방탄조끼 착용을 위해 그의 충견(忠犬) 송영길이 비워준 지역구를 차지해보려다 그 주민들이 ‘우리가 호구냐?’라고 냉대하는 역풍을 자초했다. 이러다가는 호남 출신들마저 상당수가 등을 돌리게 생겼다.


호남 출신 수도권 거주자들은 반쯤 전향(轉向)한 경우들이 많다. 민주당과 이재명이 꼭 좋아서가 아니라 반 보수 표시로 지지해온 이들의 표는 콘트리트라기보다 바람과 물에 흔들리고 허물어질 수도 있는, 연성(軟性)이다.


그 바람과 물 역할을 한 것이 윤석열 새 정부 출범 후 10일 간의 고득점과 ‘처럼회’로 대표되는 민주당 의원들의 대실점이다. 윤석열은 도어스테핑(Door-stepping, 기자들과의 출근길 즉석 문답), 연출 없는 주말 쇼핑, 5.18 광주 총출동, 한미 동맹 재건 등 숨 가쁜 일정과 화제 만발로 국민들 마음을 안심시키면서 끌어당기고 있다.


민주당의 헛발질 코미디는 중계 방송된 대로다. 혹시 중졸이 아닌가 의문이 들게 한 남자 의원들과 두 여성 의원이 한심한 자질을 적나라하게 광고했다.


“대통령 배우자와 앞으로는 카톡을 하겠습니까, 텔레그램으로 하겠습니까?...... 비꼬는 겁니까?...... 가만히 계세요, 그만!”


서울대 졸업-판사 출신 국회의원 이수진의 이 청문회 ‘술주정’에 질세라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아나운서 출신 고민정이 예결위에서 한동훈을 상대로 수가 훤히 보이는 유도심문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물론 예산과 전혀 관계없는 것들이었다.


고 - “‘검사는 수사로 말한다’라는 말을 했지요?”

한 - “저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는데요.”

고 -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외환의 죄 이외의 범죄에 대하여 형사상 소추(訴追)를 받지 않는다’고 돼 있는데, 여기서 불소추 대상은 누구입니까?”

한 - “당연히 대통령이죠, 해석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고 -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가 착수된 지) 길어봐야 5년 안이니까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 - “몇 년 된 사건이라 굉장히 늦게 진행되는 거라고 표현해야 정확할 것입니다.”

고 - (이시원 간첩 조작 사건 묻다가 갑자기) “왜 공감 능력이 그렇게 없으십니까?”

한 - “......”(억지 공세라는 듯 한동안 말을 못함)


국회에서 실증(實證)한 민주당 의원들의 무식, 무능, 무례 행진은 국민들에게 새삼 세금이 아깝다는 분노를 키워준 중요한 사건이다. 586 운동권 출신들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수준을 그들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확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이 출마했고, 그 또한 그다운 똥볼을 연거푸 차 부은 기름에 섶을 얹는 추태를 부리고 봉변도 당했다. 대선 후보가 시정잡배(市井雜輩)로 전락한 점철(點綴)이다. 윤석열의 시선이 세계로 향할 때 그는 동네 개싸움에 파묻히고 있다.


민주당 경기도 지사 후보 김동연이 급속히 불리해지는 상황 타개를 위해 이재명 부부 법카 유용은 잘못이라고 돌아섰다. 대장동 의혹과 함께 방탄 출마 목적 중에 하나인 혐의라 이재명은 침묵하지 않았다.

“마치 아내가 법인카드를 쓴 것처럼 말하는 것은 과하다. 직원들의 법인카드 절차상 문제였다. 아내가 그들의 사적인 도움을 받은 것이 문제다.”

그는 식당에서 “계양이 호구냐?”라는 항의에 이어 치킨 뼈 철제 그릇 투척을 60대 주민들로부터 당했다. 대선 후보에게 일어나기 어려운 봉변이다.


유권자와 티격태격 충돌, ‘성추행’도 예사다. 벤치나 식당 구둣발은 차라리 애교다. 술집에 들어가면서 가만히 앉아 있는 젊은 여성 손님 어깨를 손가락으로 쿡 찔렀다. 선거 운동으로 길이 막혀 운전 중 시민이 ‘에이 씨’ 하자 그 차에 쫓아가 “욕하지 말라. 범죄다. 채증(採證)되고 있다”고 협박했다. 자신은 형수에게 쌍욕을 한 사람이면서.


이재명은 이렇게 무너지고 있다. 호남 출신 진보좌파 등의 총결집으로 신승(辛勝)을 하던 계양 지역민들의 분노 투표로 역전패를 하든 그는 지지율이 20%대로 추락, 몰락 조짐을 보이는 민주당의 계륵(鷄肋, 먹을 것은 없으나 뱉기도 아까운 닭의 갈비뼈)보다 더 못한, 흥해도 망해도 독(毒)이 되는 신세가 되고 있다.


얼굴에 닭 뼈 던지기가 범해졌을 때, 그의 운명은 이미 기울어져 있었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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