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한미동맹 진화, 행동이 관건

김석 기자 2022. 5. 2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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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1953년부터 이어온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처럼 발전시키자는 말은 이번 윤석열-바이든 대통령 간에 이뤄진 정상회담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전략동맹'이 담긴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 선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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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정치부 부장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1953년부터 이어온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는 군사·안보에 국한됐던 한미동맹이 경제와 기술 동맹은 물론 가치 동맹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는 양국 정상이 내놓은 공동성명에 잘 나타나 있다. 공동성명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핵심축’ ‘전략적 경제·기술 파트너십’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한반도를 넘어서’라는 3개 소주제로 구성됐다. 이 중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은 공동성명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길다. 반면,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핵심축’은 가장 짧다. 그만큼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동맹을 질적으로 진화시키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그런데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처럼 발전시키자는 말은 이번 윤석열-바이든 대통령 간에 이뤄진 정상회담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다. 역대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혀 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50주년이던 2003년 5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양국을 ‘완전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4월 부시 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21세기 전략동맹’ 구축에 합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전략동맹’이 담긴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 선언’을 채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7년 6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전략동맹 발전’을 명시한 공동성명을 내놨다. 하지만 군사·안보뿐 아니라 경제·기술·사회·문화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동맹’,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세계적 차원의 전략을 함께하는 ‘전략동맹’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는 내부의 동맹파와 자주파 간 갈등으로 한미동맹을 흔들었고, 이명박 정부는 비과학적인 광우병 논란에 휩싸여 미국과 동맹 강화를 추진할 동력을 잃었다. 박근혜 정부는 미국의 반대 기류에도 박 전 대통령이 2015년 톈안먼(天安門)에서 열린 중국의 항일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한·미 관계가 어그러졌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핵 고도화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홍보에 매달리다 군사동맹까지 형해화시켰다.

한미동맹 진화는 세계 흐름을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 한·미가 서로를 지원하는 조약이라는 점, 안보가 단순한 군사 문제에서 벗어나 경제·기술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질적 변화는 불가피했다. 역대 정부에서 ‘동반자 관계’ ‘포괄적 전략동맹’을 외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역대 정부가 구호만 내세우고 행동하지 않았던 탓에 이번 정상회담 결과가 새롭거나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진정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시키고자 한다면 구체적 액션 플랜을 만들고 실천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는 내년, 진정으로 한미동맹이 진화됐음을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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