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레터 이브닝(5/25) : 정치 신인 박지현과 거대 민주당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입력 2022. 5. 25. 1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박지현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작심하고 당 쇄신 요구 등의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어제(24일) 허리를 90도로 굽히면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한데 이어 오늘(25일)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정치인들 면전에서 86용퇴론을 꺼내면서 수위를 더 끌어올렸죠. 86그룹은 민주당 핵심 세력이기도 하니까 후폭풍이 만만치 않네요. 정치를 안 해본 20대 신인 정치인이 이 국면을 돌파할 수 있을까요?    
 

586 면전에서 '용퇴론' 작심 발언

 
민주당 선대위 합동회의가 있었는데요, 86그룹인 윤호중 비대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 등이 참석하는 회의였죠. 박지현 위원장은 이들 86그룹 정치인들 면전에서 '86퇴진론'을 꺼내 직격했는데요, '역할을 완수했으니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꺼낸 거죠.
"대선 때 2선 후퇴를 하겠다는 선언이 있었다"며 "그런데 지금 은퇴를 밝힌 분은 김부겸 전 총리, 김영춘 전 장관, 최재성 전 의원 정도밖에 없다. 선거에 졌다고 약속이 달라질 수는 없다"고 얘기를 꺼내 '용퇴론'을 이어갔죠.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키는 것이었다. 이제 그 역할은 거의 완수했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 586의 남은 역할은 2030 청년들이 이런 이슈를 해결하고 젊은 민주당을 만들도록 길을 열어두는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  대선 때 일선 후퇴를 하겠다는 선언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은퇴를 밝힌 분은 김부겸 전 총리님, 김영춘 전 장관님, 최재성 전 의원님밖에 없다.  선거에 졌다고 약속이 달라질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어제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키는 것이었다. 이제 그 역할은 거의 완수했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 같은 지역구 4선 이상 출마도 약속대로 금지해야 한다.
(..) 2022년 대한민국의 정치는 586 정치인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격차와 차별 불평등을 극복하는 것이 목표다.  2030 청년들은 이 격차와 차별과 불평등의 최대 피해자이자 해결의 주체다. 586의 남은 역할은 이제 2030 청년들이 이런 이슈를 해결하고 더 젊은 민주당을 만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또 팬덤정치를 바꾸고,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고, 최강욱 의원 징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쇄신 요구를 이어갔죠.  극렬 지지층 문자 폭탄에 절대 불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회의 참가자들이 곤혹스러웠을텐데요, 기자들이 지켜보는 공개회의여서 큰 반발은 없었죠. 다만 김민석 본부장이 "질서 있는 혁신 과정에서 각종 현안이 당헌·당규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민주당은) 지도부 일방 또는 개인의 지시에 처리되는 정당이 아니다"라고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고 공개 회의는 마무리됐다고 해요.
 

고성 오간 비공개 회의

 
선대위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 고성이 오갔다고 하네요. 기자들이 문 밖으로 들리는 발언들을 정리했는데요, 고성이 여러차례 들렸다고 해요. 대부분 박지현 위원장에 대한 성토의 내용이었고요.

중진 의원은 "무슨 말을 해도 좋은데 지도부와 상의하고 공개 발언을 하라"고 비판했다고 하고요, 누군가 "이게 지도부인가" "개인으로 있는 자리가 아니지 않나"고 하는 말도 들렸다고 전해지고 있죠. 

근데 박지현 위원장도 물러서지 않았다고 해요. "봉하 다녀와서 느낀 것 없나. 노무현 정신 어디갔나" "저를 왜 뽑아서 여기 앉히셨나" 등의 말로 응수했다고 하네요.
 

물러서지 않는 박지현…분열하는 투톱  

 
공동 비대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투톱의 갈등상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데요, 서로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죠. 윤호중 위원장은 86용퇴론에 대해 "이것을 선거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서 내놓을 내용은 아닌 거 같다. 앞으로 쇄신과 혁신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당의 논의 기구가 만들어지고 거기에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본다"면서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고요, 박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저는 당을 대표하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이) 향후 정치적 행보를 시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데, 개인 행보에 대해 당이 협의를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불편함을 내비치기도 했네요.

'대국민 사죄 기자회견'으로 윤호중 위원장은 물론 당내 주류 인사들로부터 비판받고 있지만 박 위원장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네요. 선대위 회의 뒤 SNS에  "지엽적인 문제로 트집 잡을 것이 아니라 혁신의 비전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반박하는 글을 올렸죠.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저는 기자회견 전 윤호중 위원장께 같이 기자회견 하자고 했고, 선거 전략을 총괄하는 김민석 총괄본부장에게 취지와 내용을 전하고 상의를 드렸다. 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했던 건지, 어느 당의 대표가 자신의 기자회견문을 당내 합의를 거쳐 작성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절차를 거쳤다는 점을 강조해서 설명하고 있네요. 개인 의견으로 치부하는 윤 위원장 등 지도부에 대해 정면 반박하는 내용이죠.

글 말미에는 "저는 어떤 난관에도 당 쇄신과 정치개혁을 위해 흔들림 없이 가겠다"는 다짐도 들어있네요.
 
 
국민 여러분, 저는 어떤 난관에도 당 쇄신과 정치개혁을 위해 흔들림 없이 가겠습니다. 좀 시끄러울지라도 달라질 민주당을 위한 진통이라 생각하고 널리 양해해 주십시오. 그리고 민주당 후보를 선택해 주십시오. 민주당을 바꿀 힘을 주십시오. 민주당을 꼭 바꾸겠습니다.
  

'박지현 개인 의견'이라는 대변인 

 
당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하는 게 대변인인데요,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박지현 위원장 발언에 대해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긋고 있네요. 86용퇴론 등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박 위원장과는 맥락이 다른 의견을 기자들에게 전했죠.   
 
우선 혁신·개혁에 대한 본인의 개인 의견이었다고 우선 말씀드린다.
586 용퇴론 관련해 당내 인적 쇄신 필요하다. 다만 586의 일률적인 용퇴가 우리당 인적 쇄신 개혁 방식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담보하는지 충분히 논의한 이후에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려야 할 부분이다
성비위 징계도 윤리감찰단에 비대위는 공식적으로 조사 의뢰했다. 다만 충분한 그리고 정확하고 확실한 조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 지도자로서의 메시지와 개인 차원 메시지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 개인 소신 밝힐 수 있으나 당 전체 의견인지 개인 의견인지 분리해서 볼 필요 있다.
 
당 대변인이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의 발언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죠. 박 위원장의 입장을 당과 분리하며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인데요, 박 위원장의 반박을 보면 이런 방식으로 진화하기는 어려워 보이네요.
 

오늘의 한 컷

전북 군산대학교 공과대학 근처에서 발견된 동굴 (사진=군산대 제공, 연합뉴스)

전북 군산대학교 공과대학 근처에서 발견된 동굴이에요. 일제강점기 말기 일본군이 무기고로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공 동굴인데요, 대학 측은 이런 동굴이 여러 개 발견됐다면서 사진도 공개했네요.

(사진=연합뉴스)


[ https://news.sbs.co.kr/news/sbsletter.do ]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