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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인사이드] 메리츠·상상인 등 증권사 4곳, 공익법인에 100억 빌려줬다가 손실 위기..왜?

권세욱 기자 입력 2022. 05. 25. 18:00 수정 2022. 05. 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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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금융권 내부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바로 직원 횡령 사고 때문인데요. 

잇달아 터진 횡령 사고는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주로 은행권에서 많이 발생했죠.

그런데, 증권사들도 이런 횡령 사고를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NH와 메리츠 등 증권사 4곳이 횡령 사고에 직접적으로 휘말려 요즘 골머리를 썩고 있는데요. 

한 공익재단에 나갔던 대출을 재단 직원이 횡령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00억 원 넘게 빌려줬지만 재판 최종 결과에 따라 상당 부분 날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소송은 현재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금융권 취재하는 권세욱 기자와 알아봅니다. 

먼저 증권사들이 손실 위기에 처한 상황부터 간략히 짚어보죠.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거죠? 

[기자] 

코스피 상장사 DI동일의 최대주주인 정헌재단이 지난 2014년부터 6년 간 124억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NH투자와 메리츠, 상상인, 유안타 등 증권사 4곳을 통해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건데요. 

그런데 재단으로 나간 대출을 재단 직원이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태가 수면 위로 올랐습니다. 

이 직원은 해당 자금을 주식 투자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해당 직원의 횡령은 어떻게 밝혀졌습니까? 

[기자] 

코로나19 때문인데요. 

대출 담보로 잡혔던 DI동일의 주가는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재작년 3월 말 한 달여 만에 반토막이 나는 등 급락했습니다. 

대출 원리금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자 담보 부족으로 인한 반대매매 등을 막기 위해 결국 직원이 자백하게 된 것입니다. 

이 직원은 지난 1996년 DI동일 입사 후 3년 뒤부터 재단에서도 일을 하며 자금관리 등 업무 전반을 맡았는데요. 

자백이 나올 때까지 정헌재단은 횡령 사실을 몰랐던 셈입니다. 

[앵커] 

올 초부터 주요 기업과 금융권에서 횡령 사태가 잇달아 터지면서 해당 직원들도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죠. 

비슷한 사례인 재단 직원에겐 중형이 선고됐다고요? 

[기자] 

대법원은 지난해 9월에 징역 6년을 확정했습니다. 

증권사 4곳에서 재단 이름으로 대출을 받기 위해 서류를 위조하고 횡령 등을 한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횡령으로 피해를 보게 된 재단은 재작년 5월에 대출을 해준 증권사를 상대로도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 나섰습니다. 

1년 5개월여의 공방 끝에 지난해 10월 말 1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1심 재판부에서 정헌재단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뭐죠? 

[기자] 

재판부는 정헌재단으로 나간 대출이 애초부터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공익재단이 대출을 받으려면 이사회 의결과 주무관청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증권사들은 해당 직원이 재단을 대리할 권한이 있었고 대출 계약이 주무관청 허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안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재단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증권사 4곳에 31억 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앵커] 

증권사들은 당연히 불복할 테고, 그런데 정헌재단에서도 이번 1심 결과에 불복했다고요? 

[기자] 

지난해 11월 항소가 제기됐는데요. 

재단은 대출 계약이 무효인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발생된 손해에 대해 60%의 책임을 지우는 것은 과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증권사들은 대출 계약이 무효라는 1심 재판부 판결 자체가 잘못됐다고 맞선 상황입니다. 

일부 과실을 인정하더라도 124억 원 대출 가운데 117억 원가량은 상환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양측의 2라운드는 다음 달 말부터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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