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보는 판세..與 "최소 8 최대 13" 野 "최소 4 최대 9"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7개 광역단체장을 뽑는 6·1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27일부터 이틀 동안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만큼 사실상 선거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3주 만에 치르는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안정론’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견제론’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25일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서울과 영남(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등 6곳에서, 민주당은 호남(광주·전북·전남)과 제주 등 4곳에서 승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수도권(경기·인천)과 충청(대전·충북·충남·세종), 강원 등 나머지 7개 지역에선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 내의 접전 양상이다. 막판 흐름에 따라 얼마든지 승부가 뒤바뀔 수 있는 곳이어서 여야 지도부가 막판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각 당에선 현재 판세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열흘 전까지만 해도 ‘9곳+α(알파)’를 목표로 삼았던 국민의힘은 최소 8곳, 최대 13곳에서 승리가 가능한 걸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이 자체 조사한 판세 자료에 따르면 25일 현재 국민의힘은 서울과 인천, 충북, 영남 5곳 등 8곳을 ‘승리 확실’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전·세종·충남 등 충북을 제외한 충청 3곳과 강원 등 4곳은 ‘경합 우세’, 경기는 ‘경합’으로 분류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10~11곳 정도 승리하면 충분한 승리라고 본다”며 “경합 중인 경기지사까지 포함해 13곳에서 승리하면 우리가 대승을 거두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1년여 전 보궐선거 때 가져온 서울과, 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외에도 인천·강원·충북 등 세 곳에서 오차범위 밖 우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충남 천안시 서북구 김태흠 충청남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현장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반면 민주당은 최근 지방선거 목표치를 ‘4곳+α’로 조심스레 하향 조정해 최소 4곳, 최대 9곳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민주당은 호남 3곳과 제주 등 4곳에서는 확실한 승리를 전망하고 있고, 충남을 ‘경합 우세’, 경기·인천과 세종·대전 등 4곳을 ‘경합’, 충북과 강원은 ‘경합 열세’로 분류하고 있다. 경합 중인 곳까지 모두 이기게 되면 최대 목표치인 9곳 승리에 다가가게 되는 셈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직접 출마하는 걸 계기로 ‘이재명 효과’가 전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판세가 예상과 달리 흘러가면서 고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르기까지는 당초 승리를 다짐했던 수도권 상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은 게 큰 영향을 끼쳤다. 민주당 소속 서울 중진 의원은 “서울은 열심히 뛰고 있지만 10%포인트 넘게 지고 있다”면서 “인천도 쉽지 않아 차라리 경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서울 재선 의원도 “이번에는 주목도가 많이 떨어진 분위기다. 이제는 재건축·재개발 등 지역 이슈로 접근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7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일단 국민의힘이 유리한 상황이다. 7곳 중 원래 국민의힘 지역은 4곳(대구 수성을, 경기 성남 분당갑, 충남 보령-서천, 경남 창원 의창), 민주당 지역은 3곳(인천 계양을, 강원 원주갑, 제주을)이었다. 하지만 당초 일방적 승부가 예상되던 계양을에서 이재명 후보와 맞붙은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가 선방하면서 국민의힘에선 내심 “무명의 지역 정치인(윤형선)이 대선 후보(이재명)를 꺾는 그림”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판세에 대한 전문가의 분석도 여야의 자체 분석과 큰 차이가 없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통상 대선 후 6개월 안에 치러지는 선거를 ‘허니문 일렉션(밀월 투표)’으로 본다. 여당에 무조건 유리하다는 뜻”이라면서 “인수위 시절 대통령실 용산 이전, 인사 검증 논란으로 새 정부 기대심리 형성이 미뤄졌는데, 최근 취임식,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컨벤션 효과가 이제야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민주당이 대선 후에 질서 있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성비위에다 최근 박지현 비대위원장 논란까지 지난 두 달간 실수를 누적하면서 가랑비에 옷이 흠뻑 젖어버린 모양새가 됐다. 잘해야 여당 대 야당 10:7, 11:6 정도로 막아야할 것”이라며 “아직 국정으로 뭔가를 보여주지 못한 국민의힘 측 상승세도 민주당 실책에 대한 반사이익 측면이 크다”고 했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2.05.25

다만, 양당의 판세 분석도 여론조사에 기반한 만큼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방선거는 여론조사로 결과를 맞추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면서 “전반적인 투표율은 대선보다 떨어질텐데 어느 쪽 지지층, 어떤 연령대가 투표장에 더 많이 나오는지가 최후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새롬·김효성 기자 saero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