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VS 오세훈' 서울시장 토론회 '돋보기'..뭐가 달랐을까

박현주 기자 입력 2022. 5. 25. 19:16 수정 2022. 5. 2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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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검승부란 말이 어울리는 토론이다”

지난 20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후보 양자 토론에서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가 진행을 마치고 한 말입니다. 후보자들 간 덕담이 오가는 동시에 열띤 설전이 이어지자 “두 분이 워낙 친하다고 했는데 웃으면서 칼날이 부딪힐 수 있구나 싶다”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 첫 토론 맞붙은 오세훈 vs 송영길, 부동산·택시대란 '입씨름'〉〉 JTBC 보도 캡쳐

실제로 토론회에 참석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변호사 배지를 달고 함께 2000년 16대 국회에 입성한 '동료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2010년에 오 후보는 서울시장으로, 송 후보는 인천시장으로 함께 만난 적도 있습니다.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이번엔 '경쟁자'로 맞붙게 된 두 후보가 토론회에서 어떤 공약들을 소개했는지, 상대 후보와 토론을 본 시민단체 등은 어떻게 평가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기호1. 송영길 “바로 한강 프로젝트”
송 후보는 서울시장이 되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핵심 공약은 ①'누구나집' 프로젝트 ②'강북 누구나 역세권' ③UN 아시아본부 유치입니다.

첫 번째로 '누구나집' 공약입니다.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임대주택 15만 호를 '누구나집'으로 전환해 임차인이 집값의 10%만 내고 10년을 거주하면 최초 분양가로 내 집을 마련할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인데요. 송 후보가 인천시장 시절이던 2014년부터 추진했던 간판 프로젝트이자, 지난해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에서 선보인 정책이기도 합니다.

〈〈 첫 토론 맞붙은 오세훈 vs 송영길, 부동산·택시대란 '입씨름'〉〉 JTBC 보도 캡쳐

→오 후보는 송 후보의 공약이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합니다. “현재 (임대주택에) 들어가 사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면 앞으로 임대주택을 들어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 대한 역차별이 된다”며 “지금 가격으로 10년 뒤 집 한 채 살 자격 드리겠다 하면 주거 취약계층이 무리해서라도 임대주택을 사겠다고 몰려들 것이고 가수요를 촉발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다음으로 '강북 누구나 역세권' 공약입니다. 강북 지역의 교통 문제를 해결해 강남·북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건데, 송 후보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왕복 8차선 도로로 지하화하고 지상에 공원과 보행 전용교를 설치해 한강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예산은 부동산 개발이익을 환수해 얻는 재원을 활용하겠다는 게 송 후보의 구상입니다.

→오 후보는 송 후보의 공약이 '시의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입니다. 토론회에선 “서울시에는 소음도 많고 경관도 좋지 않은 신종 차량기지가 있는데 소음도 많아서 덮어 활용해주길 바라는 주민들이 있다”며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기엔 신중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지막 'UN 아시아본부 유치'입니다. 아시아태평양을 대표할 UN 제5본부를 서울에 유치하겠다는 건데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문재인 정부 당시 러시아 특사 등을 지낸 송 후보가 외교 이력을 앞세워 내놓은 '1호 공약'이기도 합니다.

→송 후보의 'UN 아시아본부 유치'에 대해 오 후보가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토론이 끝난 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해당 공약에 대해 “시도 자체는 의미 있지만, 아시아 유엔본부 유치가 서울시민의 삶의 질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충분히 밝히고 있지 못하다”고 평가했습니다.

■ 기호2. 오세훈 '약자와의 동행'
오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는 '약자와의 동행'입니다. 핵심 공약으로는 ①안심소득 ②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설립 ③'서울런 2.0' 추진을 내세웠습니다.

'안심소득제'부터 보겠습니다. 전 국민에게 일정액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기본소득제'와는 반대되는 선별 복지 정책으로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소득보장제도입니다. 기준 소득에 못 미치는 가구소득 부족분의 절반을 현금으로 채워주는 방식입니다. 오 후보는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안심소득 실험을 2년간 실시한 후 정책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송 후보는 해당 공약에 대해 “(후보자는 정책이) 정치적이지 않다고 하는데 특정 정치인을 겨루는 걸 염두에 두는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대표 공약을 '기본소득'으로 내걸었던 이재명 후보를 의식한 정책 아니냐는 취지에서입니다.

경실련 역시 “지자체장으로서보다 대선후보로서 이슈 선점이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는 동시에 “안심소득지급 대상자로 선정되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ㆍ주거급여가 중지되고 기초연금과 주택바우처 등이 차감 금액으로 지급되는 만큼 자칫 이외 복지 제도가 축소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두 번째로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설립'입니다. 물량 확대에만 방점을 두지 않고 임대주택 품질도 향상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인데요. 오 후보는 임대주택 평형을 1.5배 늘려 '서울형 주거면적기준'을 마련하고 노후 시설물 주기를 단축해 품질을 올리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혼합한 '소셜믹스' 단지를 만들어 주거 차별을 없애겠다고도 했습니다.

→송 후보는 토론 당시 해당 공약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다만 경실련은 “임대주택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은 시의성이 있지만 임대주택의 고급화 시도와 병행해 서울시민의 주거불안 해소를 위한 전반적인 대책이 미흡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런 2.0'입니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유명 인터넷 사교육업체 강사 온라인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고 일대일 멘토링을 제공하는 공약입니다. 오 후보가 지난해 서울시장에 취임한 후 시행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는 취약계층의 범위를 넓혀 기존 중위소득 50% 이하에서 중위소득 85% 이하로 소득 기준을 완화해 가입 대상을 확대해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오 후보의 공약에 대해 송 후보는 “취지는 좋지만 재수강률이 60%밖에 안되고 교재료를 별도로 받아 사교육하는 게 맞는지 비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실련 또한 “취약층의 교육격차 문제를 대학 입시로 협소하게 보고 있고 유사 온라인 교육플랫폼이 운영되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별도 교육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교육격차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인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심야 택시대란', 두 후보의 해결책은?
매일 되풀이되는 '심야 택시대란'에 대한 두 후보의 해법도 달랐습니다. 오 후보는 “후보 등록하는 순간부터 업무가 정지돼서 이후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 못 했지만 (당시) 매일 점검 회의를 하며 챙겼다”며 기존 방침대로 심야전용택시를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 첫 토론 맞붙은 오세훈 vs 송영길, 부동산·택시대란 '입씨름'〉〉 JTBC 보도 캡쳐

새로운 대책으로 '택시 리스제'도 소개했습니다. 택시리스제란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노동자가 소속 회사에 임대료를 내고 택시를 빌려 자유롭게 영업하는 제도인데, 일정 금액의 임대료만 지불하면 기사가 운송수익금을 모두 가져갈 수 있게 하는 구조입니다.

반면 송 후보는 “휴업 중인 법인택시를 매입해 월급제로 운영하는 공공형 택시를 도입하겠다”며 월급형 공공택시제를 소개했습니다. 또 “150억원 정도 투자해 택시기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비용을 주고 가동률을 높이겠다”라고도 제안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내일 밤 11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서울시장 토론회가 열립니다. 이번엔 어떤 공약을 선보일까요. JTBC에서 계속해서 생생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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