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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측정 앱·불면증 치료 SW..'디지털 헬스케어' 육성 팔 걷었다

권도경 기자 입력 2022. 05. 2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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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 29일 의료기기의 날… 식약처, 관리·지원 본격화

의료기관 방문후 진단검사 대신

시간·장소에 구애없이 진료가능

전세계 연평균 29% 성장 예상

국내 AI 의료기기 110건 허가

진행중인 기기 임상시험 70건

식약처, 관련 규제지원과 신설

새 영역 가이드라인 마련 추진

60대 고혈압 환자 김모 씨는 아침에 일어나 혈압과 혈당, 체온, 심박수를 측정한 후 평소 다니던 동네 병·의원으로 전송했다. 평상시보다 혈압은 높았고 두통도 심하게 느껴져 진료도 바로 예약했다. 담당 의사는 화상으로 김 씨를 진료했고 자세한 주의사항은 전화로 설명했다. 민감한 개인 정보는 앱을 통해 통합 관리된다. 최근 이 같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 등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는 정보기술(IT)의 진화가 비대면 진료, 모바일 헬스 등으로 구현되면서 의료보건 산업 발전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지난 2020년 초 발생한 코로나19 사태가 성장 모멘텀이 됐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적용 영역도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각 가정으로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5월 29일은 제15회 의료기기의 날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기관도 환자나 일반인들이 안전하게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할 수 있도록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육성에 나섰다.

◇집과 회사 어느 곳에서든 건강관리 = 디지털 헬스는 건강과 보건 의료분야에 IT가 접목돼 활용되는 형태를 의미하며 의료서비스(care)의 영역을 포함하는 디지털 헬스케어와도 혼용된다. 주된 활용기술은 인공지능(AI), 가상·증강현실(VR·AR), 모바일 앱, 무선통신, 원격의료, 소프트웨어 등이다. 유방암진단 AI 소프트웨어(SW), 혈압·심전도 측정 모바일 앱(스마트워치), 불면증 치료 SW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단검사를 통해 얻은 정보만으로 진료를 받았던 것과 달리, 디지털기기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환자의 다양한 정보를 측정하고 이를 알려 준다. 식약처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거나 알지 못했던 정보들도 AI 분석을 활용하면 건강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표준화된 의료처치만 가능했던 시대에서 개인별 특성에 맞춰 의료적 상황을 예방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대, 즉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가 온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19년 1060억 달러(약 121조 원)에서 2026년 7390억 달러(853조 원)로 연평균 29%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의 선제적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환자 대상 디지털 헬스케어 인식 수요조사에 의하면 3개월 이상 투병 또는 투약 중인 환자(933명)의 76.8%가 디지털 헬스케어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7명 이상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원한다는 얘기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질병은 ‘만성질환’이 65.2%로 가장 높았다. 활용의향은 ‘3D 프린팅, 디지털 치료기기, 복약정보 제공 등 수술 및 처치’ 분야가 94.9%로 가장 높았다. 최근 서울시의사회가 서울 소재 의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7%가 원격의료 수요 증가를 전망했다.

◇국내 AI 의료기기 110건 허가 = 이 같은 시장 변화는 의료기기 분야에도 반영되고 있다. 각종 신기술과 융합된 의료기기들이 개발되면 삶과 치료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이후 디지털 의료에 활용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에 대한 허가와 임상시험계획 승인 등이 급증하는 추세다. AI 의료기기는 약 110건이 이미 허가된 바 있다. 환자의 활력 징후를 AI로 분석해 심정지 발생을 사전 예측하거나, 위암 환자의 검체를 AI로 분석해 5년 생존율을 알려 주는 의료기기 등이다. 또 70건이 넘는 의료기기가 임상시험에 들어가 있다. 앱·게임·가상현실 등 기술을 통해 뇌손상에 따른 시야 장애를 개선하거나, 불면증·알코올 중독·우울장애 등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10건 이상의 디지털 치료기기 제품 개발이 진행 중이다.

식약처는 의료기기 개발과 허가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체계적으로 관리·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식약처는 최근 ‘차세대 의료기기 전주기 통합서비스 구축’ 사업을 비롯해 디지털 의료기기 인허가 업무를 전담하는 ‘디지털 헬스 규제 지원과’를 신설했다. 지난 2018년에는 의료기기의 정의에 소프트웨어를 명확하게 포함시키고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품목 90개를 새롭게 만들었다. AI 의료기기와 디지털 치료기기의 허가·심사, 제조 및 품질관리,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관련 업계에 제공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의료기기 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 제정을 통해 혁신의료기기 소프트웨어에 대한 허가·심사 등 특례제도를 마련했다. ‘뷰노’ 등 업체 5곳을 혁신의료기기 제조기업으로 인증하고 10건 이상의 디지털 소프트웨어 제품을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해 새로운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기기가 진료 현장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식약처는 미국, 유럽, 일본 등으로 구성된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에서 AI 의료기기(AIMD) 분야 실무그룹의 의장을 수임하고 있다. 한국 주도로 마련된 AI 의료기기 가이드라인이 지난 4월 21일 국제적으로 승인돼 국제공통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기기 등에 대한 맞춤형 규제 설계와 선제적인 규제 지원으로 국민이 디지털 의료의 혜택을 받고, 국가적 차원에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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