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일이야!'..우아한형제들이 '일'에 관심이 많은 이유

폴인 2022. 5. 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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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Note

「 2012년 한 디자인 매거진에 실린 광고를 기억합니다. 백지에 투박한 폰트로 ‘잘 먹고 한 디자인이 때깔도 좋다!’는 문구가 덩그러니 적혀 있었죠. 화려한 이미지도, 수식어도 없었습니다.
이 독특한 광고로 배달의민족이라는 이름을 기억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그새 작은 스타트업이었던 배달의민족은 배달앱 부분 1위가 됐죠. 유머러스한 카피, ‘치믈리에’ 자격시험, 배민 신춘문예… ‘배민’이 만든 것들은 다 유행이 됐고요.
플랫폼 기업이 이렇게 콘텐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서 콘텐트를 만드는 기업브랜딩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콘텐트에 진심인 기업들” 2화 중 일부입니다.


우아한형제들답게 일을 말하는 법…‘이게 무슨 일이야! 컨퍼런스’ 기획 비하인드


Q. 우아한형제들은 유연한 조직문화로 이미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기업문화를 알리는 콘텐트에 힘을 쏟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업브랜딩팀 손혜진 팀장 (이하 생략) : 좋은 인재들이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에요. 사실 우아한형제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는 분들은 소수이고, 대부분의 사람은 다른 회사에 큰 관심이 없죠(웃음). '일'이라는 키워드를 던졌을 때 누구나 '우아한형제들'을 떠올릴 수 있는가 생각해보면, 여전히 물음표거든요.

저희는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더 잘하고 싶어서 노력하는 분들의 눈에 띄고 싶어요.

우아한행제들 기업브랜딩팀의 손혜진 팀장 ⓒ최지훈


이미 좋은 조직에서 일을 열심히 하고 계신 분들도 '우아한형제들이라는 기업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기 위해서 우리의 이야기를 계속 재미있게 전해야 하는 거죠. 다른 한편으로는 우아한형제들의 구성원을 위함이기도 해요. 구성원들이 콘텐트를 보면서 회사가 일하는 방식에 다시 한번 공감하고, 자신을 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지난 4월 1일 열린 ‘이게 무슨 일이야! 컨퍼런스’도 그러한 맥락에서 탄생한 이벤트인가요?
회사를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콘텐트를 기획하던 중, 우아한형제들이 2015년에 처음 공개했던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을 영상으로 제작해보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어요. 우아한형제들이 일하는 방식에 대해 말하는 내용이었죠. 처음에는 김봉진 의장님을 인터뷰한 영상을 토대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고 했는데요. 이미 여러 기업에서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작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방향을 바꿨어요.

'이 콘텐트를 배민답게 알리는 방법은 뭘까? 다르게 접근할 수 없을까?' 고민한 끝에 컨퍼런스를 개최하자는 데까지 기획이 발전했죠. 어느 회사나 컨퍼런스는 개최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일 문화에 대해 초점을 맞춰 진행한 컨퍼런스는 없었거든요. 우리는 늘 우아한형제들을 '일하기 좋은 회사'라고 소개하는데, 과연 '일을 잘한다'는 것과 '일하기 좋다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의 문화를 토대로 이야기해보면 좋겠다 싶었어요.

우아한형제들이 진행한 '이게 무슨 일이야! 컨퍼런스' 유튜브 화면 ⓒ우아한형제들


Q.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특히 기억에 남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컨퍼런스 참가자들의 피드백이 인상적이었어요. 질문이 정말 많이 쏟아져서, 댓글 창에 올라오는 질문을 눈으로 읽을 수 없을 정도였는데요. 그 광경을 보고 '일을 잘하고 싶은 사람, 그런데 일이 어려운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느꼈죠. 시간이 제한적이라 컨퍼런스 당일에 많은 질문에 답을 드리지 못한 게 아쉬웠어요. 조만간 〈이게 무슨 일이야!〉 컨퍼런스와 질의응답을 담은 책이 나올 예정입니다.

Q. 내부에서는 컨퍼런스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요?
여태껏 일 문화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가 열린 적이 없어서 준비하는 동안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타깃이 제한적이고 레퍼런스로 삼을만한 이벤트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컨퍼런스 당일에야 기우라는 걸 알았어요. 세션 영상의 최대 동시접속자가 6700명이었고요. 한 세션당 평균 재생 시간은 37분이었거든요. 우리가 흔히 보는 유튜브 콘텐트가 10분 내외라는 것을 생각할 때, 30분 이상 끊지 않고 영상을 시청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성공적인 수치죠.

Q. 박서련 소설가가 우아한형제들에서 일일 체험을 하고, 회사의 이야기를 연재한 ‘소설가가 입사했다’도 흥미로웠습니다. 소설가를 섭외해 회사 내부 이야기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지난해에 배민다움 사이트를 오픈하고, 어떤 콘텐트를 채워나갈지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 회사의 이야기를 다른 크리에이터가 하면 재밌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그때 농담처럼 "영화를 찍을까? 소설을 써볼까?"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불현듯 소설에 꽂혀서(웃음) 소설가와 함께하는 코너를 기획했습니다. 곧장 박서련 작가님께 연락을 드렸는데 흔쾌히 응해주셨어요.

'배민다움' 사이트에 공개된 박서련 작가의 '소설가가 입사했다' 홍보 이미지 ⓒ우아한형제들

Q. 박서련 작가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회사 곳곳에는 ‘쉽고 명확하고 위트있게’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데요. 저는 이게 최소한의 브랜드 가이드라고 생각하거든요. 일할 때마다 '쉬워? 명확해? 위트있어?'라고 스스로 질문하곤 하는데, 박서련 작가님의 글이 여기에 부합했어요. 뉴스레터 주간 배짱이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작가들의 음식 에세이를 싣는 '요즘 사는 맛' 코너를 운영하고 있는데, 박서련 작가님이 써주신 에세이가 너무 좋았거든요. 우리끼리 "음식에 대한 이야기니까 글을 읽고 그 음식을 먹고 싶으면 성공이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박서련 작가님이 쓰신 글을 읽자마자 철원 오대미가 너무 먹어보고 싶더라고요(웃음). 배민의 천생연분(VIP 등급)일 정도로 우리의 서비스를 잘 알고, 어울리는 글을 써주실 수 있는 작가님이었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어요.

Q. 지난 1화에서 “기획은 하고 싶은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씀하셨는데, 협업 제안 또한 ‘하고 싶은 사람’에서 출발하는군요.
마케터의 직관이 중요해요. 우리의 서비스가 닿는 고객은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요즘 이 사람이 핫하니까 콜라보를 해보자’하고 접근하기 보다는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과 콜라보를 하려고 하죠. 그래야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어요.

사실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조금 두렵기도 했어요. 저는 박서련 작가님의 팬이지만, 문학을 즐겨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낯선 인물일 수 있으니까요. '나만 좋은 일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많은 분이 즐겁게 봐주신 것 같아요.

Q. 프로젝트의 성과도 만족스러웠나요?
지난 1화에서 말씀드렸듯이 '소설가가 입사했다'를 연재한 이후, 주변에서 "배민이 이런 것도 해?"라는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이전 배민다움today와 비교했을 때 반응도 좋았어요. 저희는 숫자로만 성공을 판단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단 한 명의 독자가 깊게 감화했다면 그것도 유의미한 성공인 거죠.

Q. 우아한형제들에서는 각기 다른 팀이 다양한 콘텐트를 선보이고 있어요. 다른 팀과 비교해 기업브랜딩팀이 콘텐트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배민'을 브랜딩하는 게 아니라 '우아한형제들'을 브랜딩한다는 걸 늘 상기해요.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이라는 회사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고, 우아한형제들에 관심이 있지만 배민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거든요. 기업브랜딩팀에서는 기본적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콘텐트를 만듭니다. 나아가 기업이 일방적으로 하는 홍보가 아니라, 누구나 볼만한 가치가 있는 콘텐트가 될 수 있도록 재미와 가치를 담기 위해 노력하죠. 앞으로도 우아한형제들이 어떻게 일하고, 왜 그렇게 하는지에 대한 담당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콘텐트에 힘을 쏟는 건 돌아가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지름길이에요. 쓸데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가장 유용한 일이죠.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콘텐트에 진심인 기업들” 2화 중 일부입니다.

■ 더 많은 인사이트를 듣고 싶다면


굳이 회사로 출근하지 않아도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요즘. 그럼에도 우아한형제들은 ‘구성원이 안 오고는 못 배길 사무실’을 만들고 싶었답니다. 조직 문화를 녹인 공간에서, 회사의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연결되기를 바랐기 때문이죠. 서울 잠실의 신사옥 ‘더큰집’ 얘기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이 팬데믹 이후 오피스에서 추구하던 ‘소통의 가치’를 잃지 않고 유지한 경험담을 폴인 라이브 세미나에서 공유합니다. 좋은 공간에서 소통하며 일하는 것에 관심 많은 분께 추천합니다.

세미나는 6월 2일 오후 8시부터 온라인 라이브로 진행되며, 폴인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지금 ‘폴인’에서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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