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동부 요충지 집중공세..제2 마리우폴 비극 우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루한스크주의 전략적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 외곽까지 도달했다. 이로 인해 도시는 가스 공급이 끊기고, 식수와 전기 공급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세베로도네츠크엔 1만5000명의 민간인이 남아 있어 제2의 마리우폴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세베로도네츠크와 인근 리시찬스크 등을 포위하기 위해 세 방향에서 수천 명을 동원해 집중 공격을 가했다. 세베로도네츠크는 아조트 화학공장을 중심으로 한 산업 도시로 2014년 친러시아 반군 세력이 기존 주도 루한스크시(市)를 점령한 이후 주도 역할을 해왔다.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현재 러시아군이 도시를 박격포로 공격할 수 있을 만큼 가깝게 접근했다”며 “도시를 장악하기 위해 마리우폴·하르키우 등 다른 지역에 주둔하던 군인까지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24시간 내내 포격을 가하면서 사상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세르기 니키포로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돈바스 일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병력 규모가 우크라이나군의 7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 지역(세베로도네츠크‧리시찬스크)이 러시아군의 수중에 떨어지면 러시아는 이번 전쟁의 주요 목표 중 하나였던 루한스크주 전체를 통제하게 된다”고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대규모 진군이 아닌 작은 단위로 포위망을 만들어 공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점령 과정에서 사용한 포위 전술을 사용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실제 이날 마지막 가스 저장소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공급이 중단됐으며, 전기와 식수도 제한적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현지 당국은 세베로도네츠크를 빠져나갈 수 있는 도로가 러시아군에 넘어갔다는 보도는 부인했지만, 도로에 대한 폭격이 지속하며 약 1만 5000명의 민간인은 아조트화학공장 대피소 등으로 모이는 중이라고 했다.
가이다이 주지사는 “다음 주가 중요하다. 러시아군이 이른 시일 내로 점령하지 못하면 힘이 빠질 것이고 상황은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6일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진군을 10회 막아냈으며, 전날 62명의 러시아군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돈바스 외에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폭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이날 미콜라이우‧체르니히우‧하르키우 등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아 28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부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은 동부의 러시아군 공세에 맞서 저항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선 수적 열세와 무기 부족을 겪고 있다”며 “우린 여전히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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