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되면 월급 안받고 일하겠다".. 무보수 공약 내건 후보들

오재용 기자 2022. 5. 27. 0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1 지방선거]
허향진(국민의힘) 이상옥(무소속)

6·1 지방선거에 나선 일부 후보들이 “당선되면 월급을 받지 않고 일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표심 잡기에 나섰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주민들에게 봉사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무보수로 일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후보들이 선명성을 강조하며 표를 얻는 전략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힘 허향진(67) 제주도지사 후보는 26일 “제주지사에 당선된다면 무보수로 일하겠다”며 “4년간 받은 월급 전액을 제주 지역사회에 그대로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김원찬(53) 제주도의원 후보도 “도의원 임기 중 받는 급여 전액을 지역 발전 기금으로 기부하겠다”고 공약했다.

전북에서는 무소속 이상옥(61) 정읍시장 후보가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봉급 전액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청렴하고 투명한 공직 사회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받들어 재임 기간에 받는 봉급 전액을 정읍시청 회계 계좌에 반납하겠다”고 했다. 광주시 서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전명현(36) 후보도 “구의원의 월급을 소외 계층과 서구 주민을 위해 전부 기부하겠다”고 현수막을 내걸었다.

후보들의 무보수 공약에 대해 “선거 때만 되면 길바닥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표를 달라고 했다가 선거가 끝나면 주민들은 뒷전인데, 무보수로 일한다니 신선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실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재임 기간 급여 전액 반납’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명현관(59) 전남 해남군수 후보는 자신의 공약을 지키며 지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7월 3년간 급여 2억4800만원 전액을 해남군 장학사업기금으로 기부했다. 명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하지만 무보수 공약에 대해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임성진 전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민들에게 봉사하겠다는 취지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있지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정치인들은 무보수 공약을 하고 싶어도 못 한다”고 했다. 임 교수는 “지방자치 초기에 기초의원들이 무보수로 일을 하면서 부정·부패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해 유급제가 시행됐다”며 “시군을 이끌어 가려면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한데, 단체장이나 지방 의원들에게 보수는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했다.

/오재용·김정엽 기자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