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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의 '견제론'vs 오세훈의 '준비된 미래'

김은지 기자 입력 2022. 05. 27.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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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은 격전지가 아니다. 민주당 선대위가 꼽은 경합 지역에서도 빠졌다. 민주당이 윤석열 '견제론'을 강조하는 가운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는 5월16일 서울에서 정책협약식을 열었다. ⓒ국회사진취재단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서울 홍대 거리유세에 나선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시사IN 신선영

서울시장은 주요 대선주자군에 들어간다. 대통령으로 가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2007년 이명박 서울시장은 청계천 복원과 중앙차로 설치라는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대통령직을 거머쥐었다. 외교·국방을 뺀 대부분의 행정 분야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매주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할 자격을 지닌다. 서울시장 선거가 지방선거의 영역으로만 머물지 않는 이유다. 곧잘 중앙정치와 연결돼 전국 단위 지방선거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이 서울이다.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같은 거대 양당 또한 전국구급 스타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놓는다.

그래서 매번 접전을 벌였다. 그런 서울시장 선거가 이번 6·1 지방선거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언론사가 꼽는 ‘격전지’ 목록에서도 빠지기 일쑤다. 민주당 의원들도 서울시장 선거가 어렵다고 공공연하게 인정한다. 5월18일 김민석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로서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4~5곳 정도가 우세 지역이다. 호남(전남·전북·광주)·제주, 그리고 세종이 아슬아슬하(게 우세)다. 경합 지역으로 판단한 게 경기·인천·강원·충남 정도였다.” 서울은 경합 지역에서도 빠져 있다.

국민의힘의 진단도 비슷하다. 김기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5월19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최소 9군데 이상은 이겨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이 공개한 목표치에 대해 “겸손하게 접근해야 한다”라고 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서울·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충북·강원에서 이기고, 경기·인천 중 한 곳을 탈환한다’는 계획이다. 요약하자면,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서울은 그중 더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왜 그럴까. 6월1일 지방선거(사전투표 5월27~28일)는 5월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3주 만에 치러지는 전국단위 선거다. 보통 대통령 취임 후 100일은 ‘허니문’이라고 불리는 때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지율이 오른다. 대통령 취임식 컨벤션 효과도 나타난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그렇다. 5월 셋째 주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48%)가 부정 평가(29%)보다 높다.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42%, 민주당 30%, 정의당 6%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당이 불리한 지형이라고 인식할 만한 상황이다.

여기에 서울의 특성이 더해진다. 민주당은 대선에서 전국 평균 0.73%포인트 차이로 국민의힘에 졌다. 서울로 좁혀보면 4.83%포인트 차이로 더욱 벌어진다. 서울은 더 이상 민주당에 호의적인 표밭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폭등한 집값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서울의 민심이 나빠진 것에 더해, 부동산값 상승으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이 서울을 이탈하면서 표밭이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렇게 됐다”

지난 대선에서 서울 25개 구 중 국민의힘은 14개 구, 민주당은 11개 구에서 이겼다. 양 진영이 사실상 1:1로 격돌했던 20대 대선 구도 속에서도 민주당이 서울에서 패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곧바로 이어지는 서울시장 선거가 민주당으로서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4월10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조차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면서 “누가 보더라도 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선거”라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은 후보 선출 과정에서부터 난맥상을 겪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당내에서 일었다. 인천 계양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송 전 대표에 대한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의 반발도 컸다.

서울의 한 민주당 의원은 “서울 의원 20명이 모여서 송영길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막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계파에 상관없이 뜻을 모았는데도, 결국 이렇게 됐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대선 평가 없이 바로 돌입한 지방선거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낳았다고 진단했다. “대선 연장선상에 지방선거가 있어서 어떤 말을 하든 정치적으로 왜곡될 수 있다 보니 평가를 미뤘고, 지금처럼 되어버렸다. 서울시장 후보를 당내에서 찾기 어려웠다면 3040 여성을 중심으로 새 인물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그걸 놓쳤다. 그랬다면 지더라도 지금보단 적게 질 것 같다.”

이에 대해 송영길 캠프의 한 관계자는 “당 후보 결정이 늦어지고, 컷오프 번복 등 경선 과정에서 너무 상처를 받아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당 후보가 되고도 한동안 내부 정비에 힘을 쏟느라, 오세훈 후보와의 격차를 빠르게 줄여가야 할 ‘본선 시간’을 빼앗겼다. 어려운 선거를 나가겠다고 했으면 그 과정에서 그렇게까지 상처를 내야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분위기가 바뀌었고, 지지자가 결집해 따라잡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상황 또한 민주당에 악재로 평가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이모 논란’ 등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준비 부족이 노출되었다.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 논란, 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 제명 등도 잇따라 불거졌다.

서울시 구청장 선거 또한 각 구의 대선 성적표보다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민주당 내에서 나온다.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여론조사를 돌려봤는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직후라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안 좋을 때이긴 하지만 (25개 구 중) 7~8개 구 정도 이긴다고 나온다. 최저점을 그렇게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론’을 강조한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대선 연장전 성격이 짙어졌다. 현재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민영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5월17일 국회 운영위에서 한 발언이 계기가 되었다. 김 실장은 “인천공항은 한국전력처럼 대부분의 지분은 정부가 갖고 경영도 정부가 하되, 30~40% 정도의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5월11일 더불어민주당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5월19일 민주당 서울시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전기·수도·철도·공항 민영화 반대’ 투표하면 이깁니다. 믿는다 송영길”이라는 메시지가 연이어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송영길 후보 또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5월19일 서울 군자차량기지를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의 위험의 외주화, 윤석열 정부의 철도 민영화를 막겠다”라며 용접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송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찍었던 294만명(서울 득표)이 다 저를 찍어주면 100% 당선된다”라며 지지층 결집을 강조했다. 송 후보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 또한 5월16일 송 후보와 서울에서 ‘깜짝 합동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허위 선동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영화를 검토한 적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라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허위 선동을 통해 제2의 광우병 사태, 제2의 생태탕 논란을 일으키려는 정치공학적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월18일 서울시 성북구 국민생활관에 건설 중인 서울형 키즈카페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이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뛰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5월16일 서울에서 정책협약식을 열었다. 오 후보는 “광역버스 등을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에게 최대한 편의를 보장하는 게 협약식의 가장 큰 의미다”라며 6월1일 이후에도 서울시정을 이어가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오 후보가 내세운 선거 캐치프레이즈는 ‘준비된 미래’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를 염두에 둔 문구’라는 해석이 여의도에서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6월1일 이후에는 여러 해가 뜰 것이다. 용산(윤석열)만이 아니라 서울시청(오세훈), 대구시청(홍준표)에도 뜬다. 서울·대구는 선거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되는 곳이다 보니, 지방선거 이후의 정부·여당 내 역학 구도에 더 관심이 간다”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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