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도직원끼리 카스트 차별한다?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2. 6. 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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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 낮으면 함께 식사도 안해”

미국 구글에서 인도의 계급 차별을 주제로 열릴 예정이던 강연이 일부 인도계 직원의 반발로 취소되면서 구글이 거센 후폭풍에 휘말렸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른바 불가촉천민으로 분류되는 인도 달리트 계급의 인권을 위한 비영리단체 ‘이퀄리티 랩스(평등연구소)’의 창립자 덴모지 사운다라라잔이 지난 4월 구글 뉴스 조직 직원들을 상대로 강연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당시 일부 인도계 직원이 ‘사운다라라잔은 힌두교 혐오자’라는 가짜뉴스를 사내망에 유포하고 직원 수천명에게 이를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직원들의 반발에 구글은 결국 강연을 취소했다. 사운다라라잔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 ‘강연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했다. 피차이는 카스트에서 가장 높은 브라만 계급이다.

강연이 취소되자 해당 강연을 기획한 타누자 굽타 구글 뉴스 선임 매니저는 1일 회사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내고 사표를 제출했다. 굽타는 “구글 내부에는 카스트로 인해 차별을 받으면서도 보복이 두려워 입장을 밝히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 측은 이에 대해 “구글엔 카스트 차별이 설 자리가 없다”며 “해당 강연이 갈등을 부추기는 것으로 판단해 취소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인도계가 30%에 이르는 실리콘밸리에 인도인 간 차별이 존재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 인도계 테크기업 직원은 미 온라인 매체에 “최하층 계급임이 드러나면 인도계 동료들은 함께 식사를 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0년 7월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택부는 네트워크 장비 기업 시스코에서 같은 인도계를 차별한 다른 인도계 직원 2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셋 다 인도 최고 명문 인도공과대학을 나왔지만, 가해자 둘은 상위 카스트, 피해자는 최하층 계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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