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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일본 자유여행 가능할까..한·일, 관광 재개 준비 분주 [이영희의 나우 인 재팬]

이영희 입력 2022. 06. 06. 00:30 수정 2022. 06. 06.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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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도쿄특파원

지난 4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의 유명 관광지인 아사쿠사(浅草) 센소지(浅草寺) 근처에 있는 오코노미야키(お好み焼き) 전문점. 자리에 앉자 종업원이 바로 한국어로 된 메뉴판을 내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전 사용했던 한국어·영어·중국어 메뉴판을 최근 새롭게 다시 만들었다고 했다. 코로나19 이전엔 손님의 절반가량이 외국인 관광객이었다는 이 가게는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관광 재개를 맞아 새 메뉴 개발 등 외국인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5월 2일 도쿄의 유명 관광지인 아사쿠사 센소지가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는 10일부터 해외 관광객 입국을 허용한다. [EPA=연합뉴스]


지난 2020년 봄 관광 목적 입국이 금지된 지 2년 만에 일본 관광의 문이 열렸다. 한국에서도 “올여름 휴가로 일본에 갈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전하면 당분간은 가이드와 함께 하는 단체(패키지) 관광만, 그것도 한정된 인원만 가능하다. 코로나19 이전처럼 개별적으로 자유 여행을 하는 것은 빠르면 8월, 상황에 따라 가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일본 입국 공항 7곳으로 제한


코로나19 유행 기간 외국인 입국을 철저히 막아 ‘코로나 쇄국’이라는 비판까지 들었던 일본 정부는 관광 재개도 조심스럽게, 단계적으로 하고 있다. 일단 6월 1일부터 하루 입국자 수를 5월까지의 1만명에서 2만명으로 늘렸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하루 평균 8만7000여명이 입국했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적은 수준이다.

외국으로부터의 비행기 도착이 가능한 공항도 현재 나리타(지바)·하네다(도쿄)·간사이(오사카)·후쿠오카·추부(나고야)·치토세(홋카이도)·나하(오키나와) 7곳뿐이다. ‘김포-하네다’ 노선은 정지된 상태라 한국에서는 하네다 공항으로 입국할 수 없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10일부터 관광객 입국을 허용하지만 가이드를 동반한 단체 관광에 한정했다. 한국에서 여행하려면 관광 비자도 필요하다. 대신 방역 조치는 대폭 완화했다. 각국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따라 ‘청색, 황색, 적색’ 3단계로 분류해 검역 조치를 시행하는 데 한국·미국·중국 등 98개 나라는 청색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한국으로부터 입국하는 사람들은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입국 시 검사와 격리가 면제된다. 단, 입국 전 72시간 이내에 받은 코로나19 음성증명서는 소지해야 한다.


일본 관광 중 확진되면?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은 안정되는 추세지만 6월 들어서도 하루 1만8000~2만명씩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관광객 입국으로 다시 확진자가 증가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여행 지침을 마련하겠다며 지난달 24일부터 6월 2일까지 미국·호주·태국·싱가포르에서 온 여행객 50명을 15개 그룹으로 나눠 전국 13개 현에서 시범 관광을 실시했다.

일본을 찾은 여행객들은 마스크 착용·손 소독 등 정부의 방역 권고를 따라야 한다. 현재 일본 정부는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실외에서 대화가 없을 경우, 실내에서도 주위와 2m 이상 떨어져 대화가 없는 상황이라면 벗어도 된다는 지침을 내놓고 있다. 만약 일본 여행 중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정부 지정 요양 시설로 옮겨져 일주일간 머물러야 한다. 비용은 무료다.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사람들도 여행을 중지하고 호텔 등에서 대기해야 한다. 이 경우 비용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일본 정부는 관광객들에게 여행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각 여행사도 관련 보험에 가입해 여행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한다. 일본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조만간 여행 업계에 배포할 예정이다.


개별 관광, 참의원 선거 이후 고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558만 명, 여행길이 막히면서 지난해 방문자는 1만9000명으로 급감했다. 일본 전체 관광객 중 한국인의 비중은 10% 정도로 중국인(30%)에 비해 적지만, 저가항공사(LCC) 등을 이용한 지방 관광은 한국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자체들이 한국인 관광객 입국을 고대하는 이유다. 지방 관광객의 상당수는 단체 관광이 아닌 개별 여행자였다.

그러나 일본 개인 관광은 7월 10일께로 예정된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에나 논의가 가능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여행업협회(JATA) 이케하타 고지(池畑孝治) 이사는 “아직 정부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이 독감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지고 일일 입국자 수 제한이 철폐된 후에야 개인들의 관광 목적 입국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면서 “빨라야 8월 이후로 예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한국 '보복 관광' 열기 후끈


반면 일본인들은 지난 1일부터 한국에 개인으로도, 단체로도 여행을 갈 수 있다. 하지만 비자가 필요해 일본 각지 한국 영사관에는 연일 관광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1일 한국 관광 비자를 신청하러 온 일본인들이 일본 도쿄에 있는 주일 한국대사관 영사부로 들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이전 한·일 양 국민은 상호 무비자 관광이 가능했다. 한국이 일본인에 대한 비자 면제 조치를 취한 것은 1993년부터, 일본이 한국인에 비자 면제를 허용한 건 2006년부터다. 양국 간 민간 교류 정상화를 위해 하루빨리 상호 비자 면제 조치가 재개돼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정진수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장은 “현재는 적극적으로 한국 여행을 원하는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관광 비자 신청 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무비자 방문이 가능해지면 전 세대로 한국 여행 붐이 퍼질 것”이라며 “코로나19 이전엔 방일 한국인이 방한 일본인보다 훨씬 많았지만 앞으로는 양국 방문자 수가 비슷해지거나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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