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대통령 자택 욕설시위와 '집무실 시위' 비교는 적절한가?

김미나 2022. 6. 7. 16: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경남 양산 문재인 전 대통령 자택 주변의 보수단체 '욕설 시위'에 관해 "대통령 집무실 시위도 허가되는 판이니까 법에 따라서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이미 일부 (양산 보수단체) 시위자는 고소가 돼 있기 때문에 집회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거나 허가범위를 넘어서는 행위가 있다면 당연히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들을 얘기하신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양산 자택인근 보수단체 시위 질문에
"집무실 시위도 허가되는 판, 법에 따라서.."
공적공간과 사적공간 차이 간과..'욕설시위' 방기 논란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경남 양산 문재인 전 대통령 자택 주변의 보수단체 ‘욕설 시위’에 관해 “대통령 집무실 시위도 허가되는 판이니까 법에 따라서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적 공간인 대통령실 앞 집회와 사적 공간인 퇴임 대통령 자택 앞 집회를 동일 선상에 놓고 “법대로”를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벌어지는 보수단체 시위를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일부 극우 단체들은 문 전 대통령이 양산 평산마을에 정착한 지난달 10일부터 확성기 등을 이용해 ‘욕설 시위’를 벌이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쪽이 이들을 모욕 및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과격한 시위를 우려하며, 자제하면 좋겠다는 뜻을 표시했다는 지난 6일 <중앙일보> 보도에 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서실장과 수석들의 티타임 자리에서 그 문제가 논의된 적은 있었지만, 따로 회의를 열거나, 대통령실 입장을 정리하거나, 대통령 의중을 묻거나 하는 절차는 없었다”며 “집회 결사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기본권 중 기본권이다. 임의대로 억누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집회 기준에 맞으면 집회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이미 일부 (양산 보수단체) 시위자는 고소가 돼 있기 때문에 집회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거나 허가범위를 넘어서는 행위가 있다면 당연히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들을 얘기하신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발언은 대통령실이라는 공적 공간과 퇴임한 대통령의 자택이라는 사적 공간을 구분하지 않은 채, 혐오성 ‘욕설 시위’를 사실상 방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윤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를 양산 시위와 연결한 것은 다소 부적절해 보인다. 시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보수단체 시위는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폭력적이고 비인도적인 테러이며, 이를 용인하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옹졸함의 극치”라며 “시위를 부추기고, 이를 제지해야 할 경찰에도 좋지 않은 신호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