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월만에 만난 한·중 국방장관..사드 논의 묻자 "추후 설명"
한ㆍ중 국방장관이 10일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갖고 임박한 북한 핵실험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국방장관 회담은 지난 2019년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계기 회담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이날 회담은 이종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이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하면서 성사됐다. 중국 측이 먼저 회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핵ㆍ미사일 위기와 중국 군용기의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침입,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문제 등 한ㆍ중간 현안이 산적한 만큼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린 회담은 예정된 40분을 훌쩍 넘겨 75분간 진행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양국 장관은 최근 한반도 및 역내 안보 정세와 양국 국방교류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 장관은 회담에서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해 한반도 안보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ㆍ중이 공조해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비용보다 핵 포기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더 크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노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웨이 부장은 “중국으로선 한반도에서의 평화 유지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일관되게 유지해왔다”며 “한ㆍ중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이해를 공유하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양측은 KADIZ 무단 침입 사태로 인한 군사적 긴장 등을 염두에 둔 듯 최근 추가로 개통한 양국 해ㆍ공군 간 핫라인(직통전화)을 환영한다는 공동 입장을 내놨다. 또 한ㆍ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국방장관 상호 방문 추진과 차관급 국방전략대화 등 교류 확대에 합의했다.
하지만 첨예한 갈등 사안인 주한미군 사드 정상화 문제 등에 대한 회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밝혔다. 이 장관도 회담을 마친 뒤 사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추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전날 TV조선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방송에서 “한국은 사드가 아니더라도 여러 방식으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며 “꼭 사드를 써야 하는지에 대해 중국 입장을 배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관하는 다자 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는 아시아ㆍ태평양 주요 국가의 안보 사령탑들이 총출동하는 행사로 2002년 시작됐다. 샹그릴라 호텔에서 해마다 열려 샹그릴라 대화로 불린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번 회의는 3년 만에 개최됐다.
이번 회의는 10일 저녁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사흘간 진행된다. 11일엔 한ㆍ미 양자 회담과 한ㆍ미ㆍ일 3국 장관 회의가 예정돼 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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