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소리 "법 허용 최대 소음, 尹사저 앞 보복 집회"..주민 "후원금 노리나"

김하나 2022. 6. 11.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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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대표, 尹자택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다음달 7일까지 24시간 집회 신고
"文사저 앞 시위 중단할 때까지 법이 허용하는 최대 소음으로 맞대응 방침"..방송차량·스피커 준비
주민들 "대선 전 김건희 여사 관련 시위 때도 집안까지 소리 들려..집회 시위의 자유 있어, 감수해야"
전문가 "보복집회, 이념적으로 서로 악마화..유튜버들 이 갈등 돈벌이에 악용, 법제 규제 필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왼쪽)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 시위도 허락하는 판이다'라는 말을 했다며 윤 대통령이 거주하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맞불 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방송 화면 하단에는 후원계좌를 띄워놓고 있다.ⓒ유튜브

진보성향 매체 '서울의소리'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는 시민단체에 맞서 윤석열 대통령 자택 앞에서 법이 허용하는 최대 소음으로 보복 시위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윤 대통령 자택 인근 주민들은 "후원금을 노린 집회"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보복 집회는 보수진보 이념 갈등을 서로 악마화하고 있다"며 "특히 이런 갈등을 부추겨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유튜버들이 많은 만큼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일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는 이날부터 다음달 7일까지 서초구 회생법원 정문 좌우 각 50m 지점에서 24시간 집회를 개최한다고 지난 8일 신고했다. 집회 참여 인원은 100명 규모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아크로비스타는 현재 윤 대통령이 거주하는 장소로, 집회 장소인 회생법원 정문은 아크로비스타 바로 길 건너편이다. 서울의소리는 오는 14일 오후 2시부터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들은 방송차량 1대와 연설차량 2대, 스피커 8개와 대형 앰프 2개 등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욕설 소음 시위'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면서 "양산 정치깡패들이 욕설 소음 테러를 중단할 때까지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소음으로 맞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크로비스타 주민들은 즉각 우려를 나타냈다. 아크로비스타에서 14년을 거주한 양모(56)씨는 "아크로비스타에 몇 천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그 앞에서 시끄럽게 시위를 하면 되겠느냐"며 "대선 전에도 김건희 여사 관련 시위가 있을 때 확성기를 틀어 놓고 집회를 했는데 집안까지 소리가 들렸다. 여긴 그저 평범한 아파트 뿐이다"고 호소했다.


윤석열 대통령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전경.ⓒ데일리안.

지난 2017년부터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하고 있는 박모(20)씨도 "문 전 대통령 사저와 달리 이 곳은 시내 한복판이라 시위를 하면 많은 사람들을 힘들어 질 것"이라며 "정치적인 문제와 상관없이 달갑지 않다"고 비판했다. 산책을 나온 주민 A씨도 "이름만 집회고 후원금을 노린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집회를 멈추게 한다면서 왜 주민들을 볼모로 잡느냐"고 비난했다.


사저 앞 집회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민 안모(55)씨는 "집회 시위의 자유가 있으니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크로비스타에 2년 거주한 B씨도 "여기 살면서 시위하는 걸 거의 못 보다 선거 전에 시위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꽤 괜찮았다"며 "시위를 해도 낮에만 하지 않겠는가. 법이 허용하는 범주에서 하는 집회라면 괜찮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집회를 가장한 돈벌이'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보복집회는 보수 진보 이념 갈등이 심각하고, 서로 악마화하면서 생긴 정치적 요인이 있다"며 "시민사회에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토론 문화와 관용이 부족하다. 여기에 이런 갈등을 부추겨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유튜버들이 많은데, 이런 미디어 환경이 특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를 먼저 했으니, 윤 대통령 사저 앞에서 시위를 하겠다는 것은 또 다른 보복을 낳고 극단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며 "시위를 통해 누군가를 괴롭히겠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인데, 이런 현장을 찾아 영상을 중계하는 유튜버들에 대한 법적 규제도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집회 신고만 이뤄졌을 뿐 실제 집회가 열리진 않은 상황이라서 경력 동원 계획 등 대응책을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의소리는 대선 정국 당시 윤 대통령 아내인 김건희 여사와 이명수 기자가 과거 통화했던 7시간 분량의 녹음 파일을 공개해 김 여사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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