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류 발전 시험 성공..신재생에너지 판도 바꾸나
풍력·태양광의 '간헐성' 문제 해소
일 전체 발전의 60% 생산 전망
일본이 해류를 이용해 전기를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해류가 강하게 흐르는 바닷속에 터빈, 즉 회전형 날개를 집어넣어 전력을 만든 것이다. 풍력과 태양광 위주의 현재 신재생에너지 산업 판도를 바꿀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과학기술전문지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등에 따르면 최근 일본 중공업 기업 IHI는 거대한 발전 장비를 바다에 설치해 전기를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카이류’라는 이름이 붙은 이 발전 장비는 가운데 동체를 중심으로 터빈이 내장된 거대한 원통 두 개가 양옆에 붙어 있다. 카이류의 중량은 330t에 이르며, 수심 30~50m에 설치돼 바닷물 속에 떠 있게 된다.
카이류가 바닷속에 설치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터빈을 돌리는 힘을 해류에서 얻기 때문이다. 해류는 바람이나 수온 차이 등에 따라 생기는 바닷물의 흐름이다.
카이류가 동력원으로 삼는 해류는 일본 근해에서 흐르는 ‘구로시오 해류’이다. 구로시오 해류는 세계적으로도 흐름이 거센 해류로 꼽힌다. 해류 발전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속도에 발목을 잡았던 고질적인 문제도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발전의 ‘간헐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풍력은 바람이 불지 않거나 약하게 불 때, 태양광은 해가 사라진 밤에 전력 생산이 어려웠지만, 항상 일정한 흐름과 속도로 움직이는 해류에는 그런 문제가 없다.
해류 발전의 능력은 상상 이상일 것이라는 기대가 일본에선 나온다.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기구(NEDO)는 해류 발전으로 일본 주변에서 200GW(기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일본 전체 발전 능력의 60%에 이른다. 만약 해류 발전이 실용화 궤도에 오른다면 완전히 새로운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추가되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가 화석에너지를 대체하는 속도도 더욱 끌어올릴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IHI는 이번 시험 가동을 통해 100㎾(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했으며, 2030년 이후에 상용 가동할 수 있는 2㎿(메가와트) 규모의 발전 시스템을 지을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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