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이득봤던 日..20년만 최저에 "나쁜 엔화 약세"(종합)

김예진 2022. 6. 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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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美인플레이션 공포·미일 경제 정책 차이 영향
"WSJ 달러지수 1년간 12%↑…엔화는 22%↑"
"보통은 엔저로 일본이 이득…이번에는 아냐"
日 "모든 옵션" 개입 시사…투자자들은 '글쎄'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2022.06.1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의 엔화가 또 다시 추락했다. 13일 오전 약 20년4개월 만의 최저지를 기록했다.

13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께 1달러당 엔화의 가치는 134엔80 안팎으로 거래되면서 2022년 2월 이후 20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오전 10시께에는 134엔95~97까지 추락했다. 135엔 벽 붕괴를 코앞에 뒀다.

지난 10일 발표된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약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 된다는 공포가 확산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9월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미국 국채 장기금리 상승과 달러 매입·엔화 매도를 불렀다.

일본은 최근 엔저를 '나쁜 엔화 약세'로 부르며 경계하고 있다.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일본 엔화가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보통 시장이 나쁠 때 일본은 엔저로 이득을 보지만 이번에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통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도쿄증시의 주가는 상승하지만, 13일 오전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 등은 급락하며 장을 열었다. 미국 인플레이션 공포 때문이었다. 닛케이지수의 이날 오전 전 거래일 대비 장중 하락 폭은 800포인트를 넘었다.

환율 문제가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의 인플레이션 급등,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달러 가치는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1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WSJ 달러지수는 지난 1년 간 12% 상승한 데 비해 엔화 가치는 22%나 뛰었다. 엔화 약세가 두드러진다.

미일의 정책 차이가 이유다. 연준은 제로 금리에서 벗어나 금리 상승에 나섰으나 일본은행은 저금리 등 대규모 금융 완화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엔저는 자동차 등 수출에 의해 움직이는 일본 경제에 호재였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수출 기업들은 엔저와 상품 가격 상승, 공급 부족 등을 동시에 겪으며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지난 4월 "엔화 약세 이득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좋지 않을 때 엔화는 달러와 비슷한 투자자들의 피난처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일본 간 통화 정책 차이가 엔화 피난처를 무너트렸다.

[워싱턴DC=AP/뉴시스]지난 4월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회의 기간 중 IMF 건물 밖으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걸어가고 있다. 2022.06.13.


일본 정부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 10일 엔화 가치가 1달러 당 134엔대까지 떨어지자 재무성과 금융청,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3자 회의를 열고 성명을 냈다. "급속한 엔저 진행이 나타나 우려하고 있다"고 견제했다. "환율 시장은 펀더멘털에 따라 안정적으로 추이하는 게 중요하다. 급속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무성의 간다 마사토(神田眞人) 재무관은 환율 개입도 염두에 두고 "모든 것을 포함해 적절한 대응을 취하겠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외국의 통화 당국과의 협력 개입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옵션을 염두에 두고 기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일본은행의 개입을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만일 개입할 경우 통화 매입일 텐데,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감안했을 때 미국의 참여 없이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전략가는 "(일본 당국의) 직접 통화 개입을 유발하기 위한 공식적 고통의 한계점은 아직 멀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지난 10년 간 점진적으로 개입을 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일본은행이 마지막으로 통화 시장에 개입한 것은 2011년 10월이었다.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사들인 것은 1998년 6월이 마지막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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