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현장 찾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 "직접 만나 대화하자" 화물노동자 요청에도 끝내 면담 안 해
화물노동자들이 13일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를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직접 만나 대화하자고 요청했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원 장관은 파업 피해 상황 점검을 마친 뒤 노동자들을 만나지 않고 그대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소속 노동자 25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의왕 ICD 제2터미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원 장관과의 대화를 요구했다. 원 장관은 이날 총파업 관련 물류 피해상황과 비상수송대책 관련 점검차 의왕 ICD를 찾았다.
이광재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장은 “원 장관은 언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지만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질권자인 원 장관이 직접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말과 달리 현장에서는 화물노동자를 폭력적으로 탄압하고 무자비하게 연행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68명의 화물노동자가 경찰에 연행됐다. 당장 폭력 진압을 멈추고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이날 약 1시간30분가량 집회를 이어가며 원 장관에게 “직접 만나 대화하자”며 여러 차례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파업의 책임은 안전운임 일몰이 6개월 남은 시점까지 책임을 방기하며 제도 지속 노력을 하지 않은 국토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이 노동자들이 있는 현장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섞인 반응도 나왔다. 한 화물노동자는 “그래도 노동자들이 8일동안 고생하고 있는데 잠깐이라도 찾지 않겠느냐”면서 “운송사와 화주 말고 우리의 목소리도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원 장관과 노동자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원 장관은 현장을 점검 한 뒤 터미널 안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후 오후 1시10분쯤 차량을 탄 채 노동자들이 집회하고 있는 의왕 ICD 제2터미널 입구를 지나쳐 그대로 빠져나갔다.
원 장관이 집회 현장을 지나치자 곳곳에서는 탄식과 함께 ‘정말 너무한다’ ‘노동자를 외면했다’ 등의 불만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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