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반대" 경찰 첫 집단 성명

이유진 기자 입력 2022. 6. 1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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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직장협 '신호탄'
전국으로 확산할지 주목

“검찰은 독자적인 인사와 예산권을 갖고 기능을 상승시키며 요직에 두루 배치하는 반면 경찰청은 행정안전부와 종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해 현 정권에 충성하게 하려는지 그 의도가 불순하다.”

행안부가 경찰의 민주적 통제를 명분으로 경찰국을 신설하기로 하자 경찰노조 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지역단위에서 첫 반대 성명이 나왔다. 경찰의 중립성 훼손을 우려하는 내부의 목소리가 커지는 터여서 유사한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경찰 내부망인 ‘폴넷’에는 14일 경남경찰 직장협의회 24개 관서 회장 일동 명의의 경찰국 신설 반대 성명이 올라왔다. 이들은 성명에서 “현 정부는 정치적 논리로 만들어 놓은 ‘검수완박’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14만 경찰의 통제 방법으로 행안부 소속 경찰국을 설치하려고 결론지었다”며 “대체 경찰의 의견이나 국민과 사회단체의 고견을 수렴하고 추진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행안부의 권한을 확대하는 것은 경찰 권한을 견제하는 것보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훼손하고 민주경찰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 지시로 꾸려진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는 4차례 회의를 통해 행안부 산하 비직제 조직인 치안정책관실을 공식 조직으로 격상하는 안을 권고하기로 했다. 군사정권 시절 내무부(현 행안부)에 설치돼 있던 경찰국이 부활하는 것으로, 경찰국은 검찰의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과 유사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이 치안정감 승진·보직 인사를 앞두고 대상자들을 면접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 내부에는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경찰 내부망에는 ‘힘 없는 대한민국 경찰! 우리가 지켜냅시다’ ‘경찰은 다 죽었는가’ 등 경찰국 신설 움직임과 경찰 지휘부를 성토하는 글이 이어졌다.경찰관 A씨는 “경찰국은 총칼만 안 들었지, 예산·감찰권을 탈취하는 강도행위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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