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잠 못자요” “수험생 있어요” 尹사저 주민들, 집회항의 현수막

이영관 기자 2022. 6. 1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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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서 이틀째 확성기 맞불시위

“조용한 시위를 부탁드립니다!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집회 소음으로 아기가 잠을 못 자고 울고 있습니다.”

15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사저가 있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단지 앞에 아파트 관계자가 주민들 의견을 담은 현수막을 걸고 있다. /구아모 기자

15일 오후 1시 40분쯤 윤석열 대통령 사저가 있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건물 앞에 이런 내용의 5m 길이 현수막이 1개씩 붙었다. 이 단지 주민들이 좌파 유튜브 채널인 ‘서울의소리’를 운영하는 백은종 대표 등이 지난 14일부터 열고 있는 집회 소음에 항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모습을 본 서울의소리 관계자는 마이크에 대고 “여러분 정말 시끄럽게 해서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서울의소리는 이날 이틀째 서초구 회생법원 정문 앞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집회에 대한 보복성 집회를 열었다. 이날은 오전 10시쯤부터 8시간 동안 10여 명이 법원 정문에 방송 차량 1대, 확성기 등을 설치해 전날과 비슷하게 양산 사저 앞 집회 영상 소리 등을 스피커로 틀며 큰 소리가 계속해서 나왔다. 또 이 집회에 반대한다며 10여m 떨어진 인도에서는 같은 시각 ‘신자유연대’ 관계자 등 5명 안팎이 집회를 했다. 이 역시 하루 전과 똑같은 풍경이었다.

서울의소리는 양산 집회가 중단될 때까지 이런 집회를 매일 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일대에는 학교가 여럿이라 초·중·고교 학생이 사는 가정이 많아 학부모들 불만이 크다. 특히 중·고등학교는 이달 말부터 기말고사를 치른다고 한다. 아크로비스타 입주자대표회의 정원헌(70) 회장은 “집에서 창문을 닫아도 (집회) 소리가 바로 옆에서 크게 말하는 소리처럼 들리고, 도로변 쪽 집들은 소음이 더욱 심각하다”며 “이 단지가 750여 가구인데, 그중 절반 정도는 학생 자녀를 두고 있다”고 했다. 다만 경찰에 따르면 이날은 낮 시간 집회 때 최고 소음 기준인 65dB(데시벨)을 넘긴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법원 인근의 한 영어 유치원에도 이날 항의 전화가 10여 통 걸려오는 일이 있었다. 아이들이 어제와 오늘 밖에서 큰 소리가 자꾸 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서울의소리는 전날부터 욕설이 담긴 양산 집회 영상의 소리를 스피커로 재생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우려하는 학부모도 많다. 유치원 관계자는 “어떤 아이는 유치원에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 집회하는 모습을 보고 무섭다고 울기도 했고, 수업 진행도 어렵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저 앞 집회에 대해 질문을 받자, “법에 따른 국민의 권리니까 거기에 대해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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