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무용 교수가 소변기를 들고 다니는 까닭은?

구석찬 기자 2022. 6. 16.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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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시간표 놓고 공방 첨예..부산노동청, 진정서 접수
김희은 교수
무용실에 강의하러 갈 때 소변기를 챙기는 교수가 있습니다.

부산 한 대학교에서 근무 중인 김희은(59) 교수입니다.

수업시간 준비와 이동 거리상 문제 때문입니다.

김 교수의 일과를 살펴봤습니다.

연구동 건물에서 이론수업을 마칩니다.

다음 강의는 '댄스 테라피 재활 및 실기'.

멀리 떨어져 있는 무용실에 가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연구동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무용실

허락된 시간은 쉬는 시간 10분이 전부입니다.
잠시 잠깐 숨 고를 틈도 없이 총총걸음을 걷기 시작합니다.
연구동 건물 앞 차량으로 빼곡한 주차장

교직원과 학생들의 차량으로 빼곡한 주차장에서 차를 빼, 타고 가기란 언감생심입니다.
연구동 건물에서 무용실까지 함께 걸으며 시간을 재어 봤습니다.
[영상=조선옥 촬영기자]

빠른 걸음으로 6분 46초, 약 7분이 걸렸습니다.

남은 3분 안에 허겁지겁 옷을 갈아입습니다.

수업 전, 몸풀기 운동을 할 여유도 없습니다.

용변이 급하면 어쩔 수 없이 소변기 신세를 집니다.
[영상=조선옥 촬영기자]

이뿐만이 아닙니다.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50분까지 강의가 연속으로 몰리면서 때늦은 점심을 먹는 경우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왜 이런 걸까?

김 교수는 체육학과 학과장이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강의 시간을 편성한 탓이라며 부산지방노동청에 갑질 피해 진정서를 냈습니다.
무용실 강의 장비를 살피는 김희은 교수

양성평등 인지적 관점에서 여성 노동자의 노동권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인간 존엄성까지 무시당한 처사라는 겁니다.

해당 학과장과 학교 측의 생각은 다릅니다.

강의 시간표는 두 차례에 걸쳐 열린 학과 교수회의에서 결정됐는데, 김 교수 본인이 전혀 참석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특히 학과 다른 교수들의 사정과 관련 규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김 교수가 일방적으로 시간표를 작성해 전달했다며 김 교수의 의견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도 했습니다.
김 교수에 대한 대학 측 입장문

학내 갑질 예방위원회도 시간표 결정 과정에 문제가 없고 학과장이 부당한 행위를 한 건 아니어서 갑질로 보기 힘들다고 결론 내렸다고 했습니다.

김 교수가 2019년, 2020년 학장 시절 다른 교수의 수업 편성 시비에 휘말려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에서 패한 것도 거론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당시 학교 측이 교수들의 월급을 동결시키고도 월급에서 대학 발전기금을 일방적으로 각출하는 데 대표로 반대 의견을 내면서 학교 측이 '낙인' 찍은, 다수의 횡포라고 반박했습니다.

강의 시간표 문제도 학과장이 대학의 시간표 작성 지침을 명백히 위반한 채 마음대로 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하루 4시간 이상 강의 금지 규정 등을 어기며 50일간의 시간표 조정 요청을 학과장이 응대 없이 묵살했다고도 했습니다.

첨예한 갈등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 교수의 진정서를 접수한 노동부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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